“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性교육 대상이에요”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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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5   |  발행일 2018-07-05 제21면   |  수정 2018-07-05
■ ‘남녀노소 성교육’ 대구의 두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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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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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교육센터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위드 교육센터 제공>

성(性)에 대해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예전에는 학교에 들어가서야 처음으로 성교육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마저도 실질적인 정보보다는 정자와 난자와 같은 명칭을 배우는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바뀐 요즘엔 피임법처럼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성’은 부끄럽고 숨겨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성교육은 단순히 성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이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 지역에서 성교육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성교육의 출발은 인권과 관계 그리고 문화”라며 “성교육은 태어날 때부터 하는 것이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성교육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만들어진 달서구의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성불평등·차별 바꾸려면 태어날 때부터 성교육” 강조
다양한 교구 활용 특징…장애인 성가치관 교육도 무게
단순한 性지식 전달을 넘어 피임법 같은 실질적 교육

교육청과 연계해 교내 性 예방 교육 ‘위드 교육센터’
공공기관 성교육·노인 대상 상담도…관계·존중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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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는 종합 성교육 기관이다. 2008년 일회성에 그치는 성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장애인, 아동,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종합적으로 성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청소년 성교육에 중점을 둔다. 청소년기는 성 가치관이 확립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승연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소장은 “성불평등, 성차별, 성인식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내용 중 강조하는 부분은 ‘인권’이다. 인권이야말로 성교육에서 중요한 가치관이라는 게 이 소장의 생각이다. 이 소장은 “타인에 대한 자유, 타인을 존중하는 존엄이 바로 인권이다. 인권에 대한 이해가 확립돼야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권을 강조하는 만큼 장애인 성교육에도 공을 들인다. 장애인 성교육은 성뿐만 아니라 인권과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성교육은 지식 교육이 아닌 성 가치관 교육이 주를 이룬다. 다름이 차별이 아님을 강조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와 편견을 부수는 교육을 주로 한다.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교육의 특징은 바로 교구를 활용한 입체적인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인형, 그림, 체험 도구 등 다양한 교구를 이용해 교육을 진행하는데 특히 인형극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인형극은 성폭력에 대해 어린이 스스로 자기주도적,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어린이가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인형극으로 구성해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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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주에서 사용하는 교구.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제공>

◆‘위드 교육센터’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위드 교육센터’는 성교육성상담전문기관으로 2008년 생겼다. 이 단체는 교육청과 연계해 교내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3일 찾은 센터에서는 선생님들의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스터디의 주제는 ‘청소년 성매매’였다. 이재경 위드 교육센터 대표는 “최근 채팅앱을 중심으로 청소년 성매매가 늘고 있다. 그래서 이에 맞는 예방교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드 교육센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을 주로 진행한다. 청소년 성교육과 함께 성폭력, 성매매 예방교육, 교사와 공공기관 성교육,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과 상담을 하는 단체이다.

이곳에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관계’이다. 우리 모두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관계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곧 성범죄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관계 교육의 출발점으로 ‘경계존중교육’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또래 사이에 불편함을 만들지 않게 하자는 말이다. 또래끼리도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성교육은 과거 이론적인 교육에서 좀 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바뀌어 왔다. 이곳에서도 교육 내용은 계속 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과학적 성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바뀌는 사회 현상에 맞춰 성교육도 관계와 의식, 문화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도 바람직한 성문화 정착을 위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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