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에서 눈·뇌 연결하는 47종 시각채널 발견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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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2 07:37  |  수정 2018-05-22 07:37  |  발행일 2018-05-22 제14면
뇌연구원, ‘시각 뇌지도’ 첫걸음
“시각질환 원인 연구에 도움될 듯”
망막에서 눈·뇌 연결하는 47종 시각채널 발견
한국뇌연구원이 밝힌 47가지 유형의 신경절세포 사진. 유형마다 대표적인 세포 하나씩을 선택해 망막에 빛이 들어가는 방향인 위에서 본 모양과 옆에서 본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한국뇌연구원 연구진이 망막에서 눈과 뇌를 연결하는 다양한 시각채널을 확인했다. 시각 뇌지도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한국뇌연구원은 21일 김진섭 책임연구원과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 연구팀이 망막에서 눈과 뇌를 연결하는 47종의 ‘시각 채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는 약 870억 개의 신경세포(뉴런)로 구성돼 있는데 신경세포에는 여러 유형이 있으며 유형마다 모양과 역할이 다르다. 따라서 망막 신경세포의 유형과 역할을 알아내는 것은 ‘본다는 것’의 비밀을 풀기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망막은 안구의 뒤를 감싸고 있는 신경세포 조직으로 ‘보는 뇌’의 첫단계이기 때문이다.

망막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절세포는 마치 TV에 영화, 뉴스 등 다양한 채널이 있는 것처럼 움직임, 외곽선 등 다른 종류의 시각 정보를 모아 보내고, 뇌는 각 정보를 재조합해 우리가 보는 장면을 이해한다. 연구팀은 생쥐의 망막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초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분석해 찾아낸 396개의 신경절세포를 구조에 따라 4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 중 6가지는 처음 발견됐고,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완전한 것이라고 연구원측이 밝혔다.

또 연구팀은 온라인 가상 전시관을 만든 뒤 이번 연구성과를 공개해 향후 다른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에서는 개별 신경세포의 3차원 구조와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도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진섭 책임연구원은 “이 연구는 시각뿐 아니라 사고와 인지 등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밝혀내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녹내장 등 시각질환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은 향후 3차원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소뇌와 대뇌의 신경세포 연결 지도(뇌지도)를 만들고 뇌의 정보처리 과정과 작동원리를 밝혀내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셀(Cell, IF 32.40)에 게재됐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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