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大選 마두로 재선…野 “승복 못해”

  • 입력 2018-05-22 07:30  |  수정 2018-05-22 07:30  |  발행일 2018-05-22 제11면
저조한 투표율에 부정선거 논란
경제난·국제적 압박에도 정권 연장
美, 자금줄인 원유수출 제한 검토
베네수엘라 大選 마두로 재선…野 “승복 못해”

20일(현지시각)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저조한 투표율과 부정투표 논란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사진>이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93%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67.7%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밝혔다. 분열된 야권 진영에서 출마한 엔리 팔콘 후보의 득표율은 21.2%에 그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당선 확정 발표 후 “민중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재선 임기는 내년 1월 시작된다. 이번 대선은 공정성 등을 이유로 주요 야당이 불참한 데다 미국을 비롯한 우파 중심의 국제사회가 선거 결과 불수용 방침을 선언한 가운데 치러졌다. 마두로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탓에 투표율은 46.1%에 그쳤다. 선거 불참을 선언한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가 주축이 된 광역전선은 이번 대선을 ‘독재자의 대관식’이라고 비판했다. 광역전선은 투표 마감 직후 자체 집계결과 투표율이 30%를 밑돌았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논란도 일었다. 정부가 투표소 인근에 설치한 ‘레드 포인트’(일종의 복지 포인트) 텐트에서 투표 참가자들이 이른바 ‘조국 카드’를 스캔하도록 하자 야권이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통상 조국 카드를 통해 식품을 배급하고 보조금 등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야권은 투표하지 않을 경우 잠재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위협하는 것과 같다면서 전체 투표소 중 80%의 투표소 밖에 빨간 텐트가 불법적으로 설치됐다고 비판했다. 선거법상 레드 포인트 지역은 투표소로부터 최소 200m 밖에 있어야 하지만 일부는 너무 가깝게 지정됐다는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 전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 참가자들에게 상을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팔콘 후보는 선거 직후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며 연말에 재선거를 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가 투표소 근처에 1만3천 개의 친정부 가판을 세워 헌법을 위반했다며 레드 포인트와 관련한 900건의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으로 베네수엘라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재로 경제난과 생필품난이 악화하면 이웃 국가로의 난민 행렬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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