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이슈마다 權 협공하는 1대 2 구도…林·金의 결정적 한방 부재 아쉬워

  • 박재일
  • |
  • 입력 2018-05-22 07:16  |  수정 2018-05-22 07:16  |  발행일 2018-05-22 제2면

스포츠에서와 같이 정치 토론에서도 챔피언과 도전자는 다른 지점에 서 있다. 현직은 방어 즉 방패를 기본 무기로 쓴다면, 도전자는 아무래도 공격적인 창을 주로 꺼낼 것이다.

영남일보와 대구CBS 주최로 21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시장 토론회도 일단 그런 구도가 형성됐다. 현 시장인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는 상대 예봉을 피하면서 반격논리를 찾는데 부심했고,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와 바른미래당의 김형기 후보는 권 후보 재임시절 논란이 된 이슈를 물고 늘어졌다. 이슈마다 권 후보를 협공하는 1대 2 구도가 확연했다.

총론에서 대구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원인 진단이 다른 점은 당연한 출발로 보였다. 임 후보와 김 후보는 예의 30년 보수 일당독점의 결과가 1인당 생산 전국 꼴찌란 처참한 대구 현실이 됐고,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권 후보는 초선의 현 시장 탓만으로 볼 수 없고, 엄연히 지금은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핵심 이슈는 역시 공항문제였다. 이 부분 또한 1대 2 구도였다. 다만 각자의 정책적 견해를 확실히 발언하긴 했지만, ‘기부 대 양여’ 등 다소 해설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충분한 전달이 되기에는 시간이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았다. 이 문제는 따로 토론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사실 250만 도시 대구시정을 움직이다 보면 취약점을 곳곳에 노출할 수 있다. 어디서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 방어란 측면에서 보면 권 후보는 불리하다. 그렇다면 도전자인 임대윤·김형기 두 후보의 ‘폭로성 한방’이 잘 보이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다. 공항이나 취수원 이전 등 기존 이슈에 몰입해서 그런지, 아니면 여전히 매너를 지키는 도전자들이라서 그런지는 물음표다.

현직 교수로 늦게 출발한 김형기 후보는 두 후보 사이에서 정치적 공간을 넓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1대 1대 1’의 구도로 가야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고, 이번 대구시장 선거전의 정치적 의미를 배가할 것이다.

토론방식은 후보별로 10분을 주는 주도권 토론이 돋보였다. 이와 달리 1분 혹은 30초씩 주고받는 문답은 모두가 시간에 쫓긴다는 인상이 짙다. 언론의 공정성을 믿고, 좀 더 과감한 토론 방식이 다른 매체에서 추후 시도됐으면 한다.

박재일 부국장·정치담당에디터 park11@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재일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