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짓다만 아파트 20년째 흉물로 방치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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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1 07:05  |  수정 2018-05-21 07:05  |  발행일 2018-05-21 제8면
사업자 자금난으로 공사 중단돼
15층높이 타워크레인 위험천만
인근 학교·어린이집·원룸 자리
주민“탈선·범죄장소 악용”우려
구미 짓다만 아파트 20년째 흉물로 방치
지난 17일 오후 구미 신평동에서 한 주민이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변한 아파트 공사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구미] 지난 17일 오후 2시 구미 신평동 A아파트 공사 현장. 이 아파트는 사업자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돼 20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다. 건물 골조만 완성된 채 덩그러니 서 있어 마치 폐허가 된 아파트 같았다. 아파트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15층 높이의 타워크레인 부속품은 위험천만해 보였다. 공사가 중단된 지 오래돼 곳곳에 금이 가는 등 안전 진단도 시급한 상황이다. 아파트 옆에 있는 관리사무소·상가 건물 역시 공사가 멈춰진 상태. 무단 침입을 막기 위해 공사장 주변에 설치된 철제 펜스는 심하게 녹이 슬어 있었다. 공사장 안엔 건축 자재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고 주변엔 쓰레기가 가득했다. 주민 이모씨는 “아파트 공사가 중단된 채 오랫동안 방치돼 있어 폐허된 주변을 지나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이처럼 A아파트 공사 현장이 오랜 세월 방치되자 인근 주민들이 특단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탈선·범죄의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 아파트 인근에 학교 2곳, 어린이집 3곳, 원룸단지가 있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주민 장모씨는 “매일 흉물스러운 아파트를 볼 때면 불안한 게 사실이다. 차라리 철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미시에 따르면 건설사인 B사는 1997년 9월 구미 신평동 2천400여㎡에 지상 15층 60가구 규모의 아파트 신축 공사를 벌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B사의 자금난 등으로 공정률 50%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여년간 경매 등을 통해 수차례 건물주가 바뀌었다. 현재 C사가 건물을 인수한 뒤 아파트 사업주 D사와 사업권 인수를 놓고 협의 중이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 건축과 관계자는 “주민들 민원이 있어도 개인재산 소유권과 관련된 문제이다 보니 시가 나서서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최근 건물을 인수한 C사가 사업 재개를 위해 D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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