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퇴고의 흔적 고스란히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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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9   |  발행일 2018-05-19 제16면   |  수정 2018-05-19
간다, 봐라
법정스님 퇴고의 흔적 고스란히
법정 스님 지음/ 리경 엮음/ 김영사 280쪽/ 1만4천500원

“스님, 임종게를 남기시지요.” “분별하지 말라. 내가 살아온 것이 그것이니라. 간다, 봐라.”

법정 스님(1932~2010)이 남긴 임종게다. 이 임종게를 비롯해 스님의 산중 일기, 사유 노트와 미발표 원고, 지인들의 생생한 일화와 편지를 모아 엮은 책이다. 생애의 마지막 시기를 보낸 강원도 산골 시절의 법정 스님이 그때까지 지니고 있던 노트와 메모, 편지, 그림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수류산방(水流山房)’이라 이름 붙인 마지막 거처에서도 세상을 향해 남긴 글과 그림들, 많은 이에게 깊은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던 스님 작품들의 토대가 된 육필 메모와 노트들을 여덟 가지 주제로 엮었다. 산중 수행자의 생활을 진솔하게 담은 산거일기를 비롯해 자연과 생명, 홀로 있음, 침묵과 말, 명상, 무소유, 차(茶), 사랑과 섬김 등 주제별로 다시 모인 노트 속 글과 메모는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원고인 것처럼 새로운 생명을 얻어 되살아났다.

스님이 아껴둔 미발표 시와 에세이, 퇴고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육필 원고, 다양한 책에서 귀한 구절만을 뽑아서 정리한 내용들. 그리고 여기에 스님의 치열한 공부와 빛나는 감성이 덧붙여져 어느 장을 읽어도 여운이 깊은 잠언집으로 탄생했다.

김수환 추기경, 장익 주교, 함석헌 선생, 향봉 스님, 구산 스님 등으로부터 받은 편지와 지인들이 간직했던 스님과의 주요한 일화도 모아 부록으로 엮었다. 산중의 냉철한 수행자이면서도 세상과의 뜨거운 대화를 놓치지 않았던 스님의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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