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한국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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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08:18  |  수정 2018-05-15 08:18  |  발행일 2018-05-15 제25면
[문화산책] 한국무용
손혜영 <한국무용가>

현대 사회를 살며 여러 사람은 하나의 사물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시각과 생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그 누구의 생각과 판단으로 그 사물을 보는 방식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지배적 흐름’에 따라 사물을 보는 방식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지배적 흐름’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의미하고, ‘사물을 보는 방식’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많은 사람이 한국무용을 고전무용이라고 표현한다. 한국무용 공연장이나 행사장에서 “저 사람은 고전무용을 하고 있네요” “저 춤은 전통무용입니다” 또는 “고전전통무용입니다”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맞다, 틀리다 라고 설명하기보다는 “한국무용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네요”라고 맞장구를 친다. 어색하지 않은 이 표현들에 있어 아마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국무용을 보는 방식을 고전무용과 전통무용으로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무용이라고 정확히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TV에 한국무용이 나오면 따분해 하는 것은 우리 한국무용이 사회적으로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시대적으로 저명하지 못하고, 비인기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또는 뮤지컬 티켓과 한국무용 공연 티켓 중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한국무용은 얼마나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대중예술보다 순수예술 특히 한국무용의 티켓을 스스로 구입해서 공연장을 향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저조하다. 잠시나마 ‘고전’이란 이름에 머물러 있는 탓이라 돌려본다.

한국무용가로서 나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게 하느냐’ 하는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먼저 무용을 공부한 전공인과 한국무용을 관심사에 두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문화산책을 통해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앞으로 우리 춤을 ‘한국무용’이라고 부르자. 한국무용 안에 전통과 창작이 있다.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전통춤을 기반으로 현시대의 어두운 모습 속에 숨어있는 내면을 끌어내고 달래어 아름다움으로 변화시켜주는 한국창작무용 이것을 통틀어 한국무용이라 한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아름다운 세상, 현대 발전과 함께 점점 어두워지고 악해져서 상실되어 가는 초자연적인 아름다움들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 예술이다. 특히 우리 한국무용도 그러하다. 거기에다 인간의 내면과 한국인들의 정서 그리고 그 안에 흥과 멋을 끌어올려 진정한 삶의 기쁨을 찾아주는 것이 한국무용인 것이다. 손혜영 <한국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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