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능력 만들어”

  • 손선우,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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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0 08:13  |  수정 2018-05-10 08:13  |  발행일 2018-05-10 제36면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특강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능력 만들어”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가 지난 8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자연지능과 공명’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에게 수학박사가 될 거라고 칭찬하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8일 대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가 회원들에게 대뜸 질문을 던졌다.

권 교수는 이날 ‘자연지능과 공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5월 가정의 달을 기념해 자녀 교육법에 대해 설명하던 중이었다. 그는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레크리에이션 강사처럼 강연을 주도했다.

권 교수는 “끔찍하던 수학시간이 즐거워지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수학 공부를 할 것이다. 수학경시대회도 나가고 말 그대로 수학박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칭찬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의 실험 영상을 컴퓨터 화면에 띄웠다. 영상에서는 농구를 전혀 못하는 여성이 점프슛을 성공시키는 과정이 그려졌다. 점프슛을 쏘아 10번 모두 실패한 여성에게 눈가리개를 씌운 상태에서 관객들이 여성이 슛을 던질 때마다 환호하고 응원하도록 했다. 농구공이 림에 들어가지 않지만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후 눈가리개를 벗은 여성은 세 번째 시도 만에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권 교수는 “이 여성이 점프슛을 성공시킨 것은 주변인들이 그녀에게 농구를 잘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누가 공부를 잘할까. 서울대 출신? 아니다. 스스로 공부를 잘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10억원을 주면 감옥 갈 사람을 물었다. 학생들의 절반이 손을 들었다. 학생들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어릴 때 돈이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다. 돈이 최고라고 가르친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줬을 때 그 자녀는 부모를 봉양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가정보다 돈이 중요하다고 여길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어릴 때 겪은 일과 들은 말은 기억으로 남아 먼 훗날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는 것은 뇌 속에 저장된 기억으로 있는 자기 자신이다. 어릴 때 받은 상처는 뇌에 기억되고 트라우마로 남는다. 반대로 행복한 기억은 훗날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모가 해주는 말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회원들에게 자녀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할 것을 권유했다. “부모에게 자녀가 돈, 권력, 명예, 건강, 행복 중 어떤 것을 가졌으면 좋겠냐고 물으면 대개 행복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녀를 대할 땐 나머지를 강조해요. 이제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아시겠죠?”

권 교수는 대구교육대에서 행복인성교육연구소장, 교육연수원장 겸 평생교육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교육부 규제완화 위원 및 유아교육 발전 5개년 TF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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