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화병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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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08 07:49  |  수정 2018-05-08 07:49  |  발행일 2018-05-08 제21면

사람의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다. 그래서 때론 마음의 병이 우리의 몸을 지배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속병을 흔히 울(鬱)화(火)병이라 표현하는데 이는 답답하게 막혀있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뜻이다.

스트레스는 참다가 쌓이고 막히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를 한자로 울체(鬱滯)라 하는데 답답하게 막혀 있다는 뜻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이 가장 흔한 예인데 정신적 압박으로 인한 외부요인이 쌓여서 위와 장의 활동을 방해해 소화·흡수력 약화를 초래한다.

울체의 경우 막힌 기혈(氣穴)을 뚫어주는 침 치료는 혈자리 자극을 통해 위장기능의 운동력과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경락 역시 울체를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손바닥 가운데 있는 ‘건이삼침구(建理三針區)’ 부위를 자극해주면 위장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손등을 위로 하고 손바닥을 펼쳤을 때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뿌리 뼈가 겹치는 부위에 있는 ‘합곡’을 자극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급성 위장장애인 경우 침과 경락치료 1~2회만으로도 증세가 완화됨을 경험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는 마치 장애물로 인한 도로 병목현상과 비슷한 이치인데, 도로 위의 장애물을 치우자 통행이 원활해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울체로 인한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치료는 스트레스원을 없애주는 것이다. 도로 위에 떨어진 장애물을 치울 수는 있지만 누군가 도로 위로 끊임없이 장애물을 던진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기 때문이다.

화병은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 머리와 옆구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더불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병’이다. 증상으로는 불안·초조·우울·신경과민·자신감 저하 등이 있고,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안면홍조·메스꺼움·소화불량·변비·가슴 두근거림·손발 저림·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 있다.

또 이러한 화병이 만성이 될 경우엔 혈압을 상승시키며 고혈압이나 중풍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길을 잡지 못하면 더욱 커져 솟구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화병에는 불을 끌 천연물 약재를 통한 치료가 효과적이다. 이때 많이 사용되는 약재가 열을 내리는 성질을 가진 황금·석고·치자·시호 등인데 황금은 가슴의 열을 내려주고 석고는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불길을 꺼주며 치자는 심장에 열을 내리고 시호는 간의 열을 내린다.

한의학에서 분노를 주관하는 기관은 간이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간을 조화롭게 하는 한약·공진단·인진환·침향원 등이 도움이 되고 국화차·당귀차·금은화차를 마시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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