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이야기]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한의학 상식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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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4 08:04  |  수정 2018-04-24 08:04  |  발행일 2018-04-24 제21면
“아픈 부위 반대쪽에 놓는 침도 충분히 효과 있다”

치료를 위해 한방병원을 찾았던 김형찬씨(가명·45)는 침을 맞기 위해 누웠다가 한의사가 아픈 부위가 아닌 반대쪽에다 침을 놓는 것을 보았다. 또 한의사가 맥을 짚어 보더니 약을 처방하는 모습에서는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몇 번이나 묻고 싶었지만 치료에 방해될까 참았다는 김씨.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명확히 설명해 주는 곳이 없었다. 영남일보가 한의학연구원과 함께 일반인들이 궁금해하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한의학에 대한 다양한 상식을 짚어보기로 한다.

맥진, 장기·혈액순환 상태파악 방법
뜸은 온열로 혈 간접적 자극 주는 것
부항으로 노폐물 빼내면 통증 완화
자국 빨리 사라질수록 건강한 상태

[한의학 이야기]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한의학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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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야기]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한의학 상식
한의학에서 가장 일반적인 치료방법인 침·뜸·부항(위쪽부터).

◆맥을 짚는 건 무엇을 하기 위해서일까

맥의 사전적 정의는 ‘동물의 몸에서 피가 도는 줄기’다. 한의원에서 환자를 볼 때 반드시 하는 것이 맥을 짚는 것이다. 그만큼 맥이란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며, 몸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맥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맥을 통해 진찰을 하는 맥진은 예부터 이어져 온 한의학 진단법 중의 하나다.

맥진은 맥을 짚는 의사가 자신의 손끝으로 느껴서 판단하는 것이어서, 객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드라마나 사극에서 맥을 짚어 병을 단박에 알아맞히는 것이 종종 보여 간단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여러 맥 자리 가운데 주로 손목의 맥을 보는 이유는 손목의 맥이 몸 전체의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망진(望診), 문진(聞診), 문진(問診), 절진(切診)의 4가지 진단 방법 가운데 절진에 해당하는 맥진은 각 장기의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전신의 혈액 순환 상태나 염증 상황 등을 알 수 있다.

◆왜 침은 아픈 반대편에 놓을까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다 보면 아픈 부위는 그대로 두고 아프지 않은 반대쪽의 팔다리에 침을 놓은 경우가 있다. 아픈 곳에 침을 놓아야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리 몸은 거미줄처럼 기혈들이 연결돼 있어 반대편의 경혈에 침을 놓아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손목을 삐었을 때 다친 쪽이 아닌 반대편에 침을 놓는 것은 다친 쪽에 통증이 심해 침을 놓기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반대쪽에 놓아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정 부위가 아프다고 해서 꼭 그 부분만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점은 하나가 아닌 여러 곳이기 때문이다.

침은 금속성의 뾰족한 막대를 우리 인체의 특별한 위치에 찔러 넣는 전통적인 한의학 치료법이다. 침 치료는 인체의 특정한 곳을 자극하여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런 곳을 경혈이라고 한다. 경혈은 인체의 생리, 병리 기능 변화가 몸의 표면에 나타나는 반응 부위로 침과 뜸의 자극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 경혈에 침을 놓으면 기순환이 좋아져 기가 균형 상태를 되찾게 된다.

◆뜸은 가장 안전성이 높은 시술 중 하나

뜸은 쑥이나 약물을 태워 생산된 온열로 인체의 혈 위에 직접 또는 간접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치료법 중 하나로, 소화기 질환·운동기 질환·퇴행성 질환·부인과 질환·통증 등 다양한 방면에 적용되는 치료법이다.

침보다는 임상효능에 대한 연구가 적은 편이다. 얼핏 간단해 보인다는 이유로 무면허 의료행위가 빈발해 알레르기 반응이나 화상, 피부 건조증, 발적, 피로감 등 이상 반응에 대한 문제들이 야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뜸은 한의사에게 신중하게 시술을 받는다면 가장 안전성이 높은 시술 가운데 하나인 치료법이다.

◆부항 자국은 건강할수록 빨리 없어져

부항은 항아리를 붙인다는 뜻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사용된 민간요법이다. 부항 시술은 단지 모양의 용기에 불을 넣어 공기를 밖으로 빼 진공 상태를 만든 다음 해당 부위에 붙여 모세혈관을 자극해 어혈 등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몸 속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키면 통증이 완화되고, 소화·배변·수면 상태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부항은 침을 찔러서 피를 낸 후 나쁜 피를 제거하는 습부항과 피를 빼지 않고 자극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건부항으로 나눌 수 있다. 부항의 효과는 어혈과 독소를 없애 기혈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다.

부항을 하고 나면 피부에 자국이 남는데 이 자국이 사라지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건강한 사람은 빨리 자국이 사라지고 건강이 좋지 않을수록 오래 걸린다. 색이 짙고 사라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건강에 좀 더 유의하는 것이 좋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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