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게 자원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시급

신성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장)

요즘 동해안 항포구에는 제철 대게를 맛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 동해안 대게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조업이 이뤄져 특정 시기에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바다의 진객 중에 진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내산 대게 이외에 최근 들어 러시아산 수입 대게를 많이 접하고 있어 국내 대게 자원의 지속적인 감소와 중요성에 대하여는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게의 어획량은 1996년까지 200t 이하의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1996년 이후 근해자망어업에 의해 점차 증가했다. 2007년 4천594t이 어획돼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추세로는 향후 심각한 수준으로 자원량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

대게 자원량이 감소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먼저 서식처의 환경변화로 인한 대게 자원의 감소를 들 수 있다. 대게는 생활사에 따라 유생기를 거쳐 바닥에 착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여러 환경변화에 따른 서식 여건이 변동돼 개체수가 감소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먹이생물의 변동에 따른 자원 감소다. 대게는 갑각류·어류·오징어류·다모류·갑각류 극피동물 등의 저서생물을 주로 포식하는데, 이러한 저서생물의 변화에 따라 대게 자원의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로 성장 시기의 생존율이 감소되는 원인이다. 포란한 암컷 대게는 약 5만~15만개의 난을 포란한다. 앞서 말한 서식처 환경변화 및 먹이생물의 변동에 따라 암컷 대게의 부화율이 감소돼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줌과 동시에 대구나 문어 등의 포식자들의 번성으로 인해 대게 자원이 감소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넷째로 최근 들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암컷대게 불법조업 등의 어로행위에 의한 자원 감소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서부 각 현에서 대게 자원관리를 위한 대안으로 저인망 조업금지를 위한 대게 보호육성초를 설치하고 있다.

2007년 5월 어항 어장 정비법 개정에 따라 EEZ(배타적 경제수역) 해역에 대한 자원관리 주체가 국가로 변경이 돼 현재까지 한화로 약 2천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보호육성초 설치 해역에는 총 2천t의 잠재적 대게 자원량이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6억원 총 6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해 대게 자원회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진 죽변·후포, 영덕 축산·강구 4개 해역으로 100~150m 수심에 총 2천400ha 면적이다. 어린 대게 및 암컷대게 보호 및 서식환경 개선을 위한 보호초 설치다. 당초 계획은 5년간 266억원이 투입되는 것이 었다. 그러나 관련 예산 부족으로 매년 16억원이 투입되고 있어 실질적인 대게 보호를 위해서는 턱없이 적은 예산이다. 과연 이 사업이 대게 자원 회복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대게 자원 회복을 위해서는 자원량 변동에 대한 분야별 장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대게의 생태를 고려한 어구어법 개량 및 저인망 어선에 대한 지속적인 감척과 수산자원조사원(TAC)을 적극 활용해 체계적인 위판장 관리가 필요하다. 대게 자원회복을 위한 보호초 설치사업 확대 시행 및 관련 예산 증액이 절실하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어업인들의 인식 개선과 자원 감소의 심각성에 대한 지속적 홍보와 계도가 적극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어업인 스스로 자원 감소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원 관리를 위해 적극 노력해 후세에 물려줄 대게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성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본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