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녹내장 예방과 치료

  • 홍석천
  • |
  • 입력 2018-03-20 07:42  |  수정 2018-03-20 07:42  |  발행일 2018-03-20 제20면
녹내장, 시야 결손 전까지 초기증상 없어 진단 어려워
20180320

지난 3월11일부터 17일까지는 세계녹내장협회(WGA)가 정한 세계 녹내장 주간이다. 녹내장은 실명이 될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를 통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녹내장과 백내장, 황반변성은 3대 노인성 안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60대 이상 중장년층 녹내장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건강검진이나 종합검진에서 녹내장 의심증세에 대한 이상 소견을 받고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 있는 경우엔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 검진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 불가능 꾸준한 관리 중요
대부분 약물로 치료…상태에 따라 레이저·수술치료
녹내장 안약 정해진 점안법 따라 시간·양 맞춰 점안



◆대부분 초기 증상 없어

20180320
대구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이종욱 원장

한국녹내장학회가 2018 세계녹내장 주간을 맞아 만 20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6%가 녹내장 증상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한다. 녹내장은 초기에 환자가 자각할 만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40대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 최근 5년간(2012~2016년) 건강보험 가입자 중 ‘녹내장 진료인원’은 2012년 58만4천558명에서 2016년 80만7천677명으로 38.2%(22만3천119명) 증가했으며, 그 중 60대는 18만969명(22.4%)으로 가장 많이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 이상의 4~5%가 녹내장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야 결손이 나타나기 전까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진단이 어렵다는 녹내장의 특징 때문이다.

녹내장에 대한 몇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녹내장에 걸리면 실명한다거나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들이다. 물론 녹내장은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 압력인 안압이 상승하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시신경 손상을 일으켜 시야가 좁아지고 심할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안질환이다.

하지만 실명률이 10%에 이르는 ‘원발 개방각 녹내장(POAG)’은 대부분 외국인 환자에게 발생하며 한국와 일본의 경우 ‘정상 안압 녹내장(NGT)’ 환자가 대부분이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원발 개방각 녹내장에 비해 병의 진행이 느리고 치료를 잘 받으면 실명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드물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

우리 눈 속에는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한 ‘방수’라는 액체가 계속해서 순환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수의 생산과 배출의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안압이 상승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이 유발될 수 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손상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는 가장 먼저 약물치료(안압하강제)를 시행하고, 눈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약물치료를 통해 안압을 낮추고 관리하는데 한 가지 약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2~3가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녹내장 안약은 반드시 안과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점안법에 따라 시간과 양을 맞춰 꾸준히 점안해야 한다. 점안 후 눈을 깜빡거리지 않고 코쪽의 눈 가장자리를 3~5분간 눌러주면 전신흡수가 줄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 2가지 이상의 약을 사용하는 경우에 최소 5분 간격을 두고 점안해야 다른 안약을 통해 씻겨 나가는 약의 성분을 줄일 수 있다.

녹내장 치료에 있어 약물치료는 안압하강과 혈류개선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약물치료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안약이 처방되며 녹내장 진행정도, 안압 조절상태, 부작용 등에 따라 더 적절한 안약으로 교체하거나 추가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평소 안압상승을 유발시키는 물구나무서기, 무거운 물건 들기, 목을 조이는 넥타이 착용, 엎드려 자는 자세 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담배, 술은 시신경 손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블루베리, 시금치, 토마토와 같은 눈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녹내장 약물치료는 정확한 방법을 숙지해 꾸준히 점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정기적인 검사와 안과 진료를 받고, 안약을 꾸준히 점안하는 것만으로도 녹내장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