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日 없다”…팀 金은 ‘집중 또 집중’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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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3   |  발행일 2018-02-23 제12면   |  수정 2018-02-23
■ 여자컬링 오늘 오후 8시 4강전
선수들 받아본적 없는 인기 동요
마음 가라앉히고 멘탈훈련 강화
예선선 마지막 샷 실수로 日에 져
상대 전적은 앞서…승산은 충분
“이번엔 日 없다”…팀 金은 ‘집중 또 집중’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놓고 벌이는 여자컬링 혈전이 드디어 열린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으로 구성된 컬링 한국 여자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부터 강릉컬링센터에서 평창올림픽 4강전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은메달을 확보해 첫 메달의 영광을 안을 수 있지만, 진다면 3·4위전을 치러야 하는 등 여러모로 상황이 복잡해진다. 따라서 여자 대표팀에게는 4강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전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4강전 상대는 예선에서 여자대표팀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일본이다.

예선전에서 8승1패로 거의 완벽한 게임을 펼친 여자대표팀이지만 일본전에서 넋이라도 나간 듯한 플레이를 펼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지난 15일 열린 예선 2차전 일본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면 한국은 당시 일본과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양상을 보였다.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8엔드까지 5-4로 앞섰지만 9엔드에 마지막 샷이 하우스를 통과하며 2점을 내주고마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는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일본에 5-7 역전패하고 말았다. 여자대표팀은 당시 일본전에 대해 “꼭 이기고 싶은 마음에 더 긴장하고 샷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이는 여자대표팀에 절치부심의 계기가 됐다. 다음 경기에서 세계랭킹 2위팀 스위스를 격침시킨 것을 시작으로 7연승을 달리며 예선 1위라는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로써 여자대표팀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본전 패배 트라우마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세계랭킹 6위인 일본은 정확한 샷이 무기다. 평균 신장이 154㎝에 불과하지만 2016년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저력이 있다. 예선 4위로 준결승에 올랐지만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는 “우리는 누구보다도 의욕이 넘친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와 월드컬링투어에서 굉장히 많이 경기해본 팀이라서 (결승진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 11승8패로 앞서 있는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민정 감독은 “일본팀과 경기를 많이 해서 서로를 잘 알고 있다"며 “지난 경기에서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도 팀원들끼리 얘기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실력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여자대표팀은 일본전 패배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주요 비책으로 ‘멘탈훈련’을 꺼냈다. 여자대표팀은 21일 예선 마지막 경기인 덴마크전을 끝내고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사양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은 인기에 동요하고 있다.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때다”며 “컬링은 강한 집중력과 차분함이 필요한 종목이다. 받아본 적이 없는 뜨거운 관심에 선수들이 자칫 동요하면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여자 대표팀은 예선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김 감독의 지휘 아래 휴식을 취하면서 가벼운 훈련으로 일본전을 대비했다. 김 감독은 “남은 경기 기간에 얼마만큼 집중하고 끌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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