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돋보기] 4개월 동안 7명 퇴사…뒤숭숭한 대구문화재단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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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2 07:37  |  수정 2018-02-23 10:05  |  발행일 2018-02-22 제25면
최근 직원 10여명 다른재단 공채 지원
낮은 처우·높은 근무강도 퇴사이유
1년 이상 지지부진한 임단협도 원인
재단대표 “市와 협의해 사기 올릴 것”

대구문화재단에 때아닌 ‘퇴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퇴사자가 7명에 이른다. 현재 퇴사를 희망하는 직원도 3명이나 된다. 정규직 팀장도 최근 퇴사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구문화재단의 퇴사 바람은 기현상이다. 그만큼 근무환경이 좋지 않다는 증거로도 읽힌다.

실제 퇴사자들은 재단의 낮은 처우와 높은 근무 강도를 퇴사 이유로 꼽았다.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다 최근 타 재단으로 이직한 A씨는 “승진의 기회가 없고, 마음에 와닿는 복지가 전혀 없었다”며 “4~5년을 근무해도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에 이제 막 들어온 신입 사원과 월급이 같았다. 계속 일을 해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퇴사를 결심한 B씨는 “업무의 과중이 심하다. 현재 재단 분위기로는 야근을 해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다. 당연히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인력 충원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건의를 했지만 재단은 물론 대구시에서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지역 한 기초문화재단 공개채용에 대구문화재단 직원 10여 명이 원서를 내기도 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당시 필기시험장이 마치 재단 직원들 모임과 같았다는 말이 나돌았다.

1년째 지지부진한 임단협도 대구문화재단의 퇴사 바람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측과 노조의 임단협은 전임 대표의 중도사퇴와 함께 중단됐고, 새로운 대표가 취임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재단 직원은 “임금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괜히 기대만 하게 하고 전혀 바뀌는 것이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표는 “업무 과중에 대해선 현재 업무 파악과 조직 진단을 통해서 살펴보고 있다. 임금의 경우 대구시와 협의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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