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진비 사라진 대학병원 ‘외래 러시’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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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1 07:23  |  수정 2018-02-21 07:56  |  발행일 2018-02-21 제1면
대구 4곳 1월 환자 9.8% 급증
영남대병원 초진 25%나 늘어
상급의료기관 쏠림 심화 조짐
“장기적으론 수도권 유출 확대”

올해부터 선택진료제가 폐지되면서 지역 대학병원의 외래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의료기관으로의 환자쏠림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대구가톨릭대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등 지역 4개 대학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이들 병원의 외래환자 수는 모두 27만1천17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4천599명보다 2만6천579명(9.8%) 증가한 수치다. 외래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영남대병원으로, 이 기간 6만7천298명의 환자가 찾아 1년 새 8천679명(14.8%) 늘었다. 이어 계명대 동산병원 8천100여명, 경북대병원 5천900여명, 대구가톨릭대병원에 3천800여명의 외래환자가 더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병원의 외래환자 급증 현상은 올해부터 선택진료제가 폐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택진료비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병원 측에서는 수술·검사·영상·마취·의학관리 등 8개 항목에 걸쳐 추가 비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그동안 병원이 지정한 특정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서도 추가 부담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택진료가 없어짐에 따라 특진비로 인한 환자 부담이 감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역 의료계 일각에선 선택진료제 폐지로 상급의료기관과 유명 의사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진비 부담이 사라지면서 이왕이면 동네 병·의원보다는 대학병원의 유명 의사에게 진료받겠다는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영남대병원의 경우 지난 1월 초진환자 수는 3천1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 급증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선택진료제 폐지에 따른 환자쏠림 현상이 우선은 지역 내 중급병원과 대학병원 간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수도권 쏠림현상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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