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6관왕…지역 디자인 선두주자

  • 김형엽
  • |
  • 입력 2018-02-20 07:42  |  수정 2018-02-20 09:59  |  발행일 2018-02-20 제21면
■ 대구 중구 삼덕동 디자인 기업 ‘IDEA,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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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IDEA, DO IT’ 전영근 이사, 안예록 대표 및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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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툴·멜리아·한끼제분소·밤새우는닭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IDEA, DO IT’(아이디어두잇)은 디자인기획 및 그래픽·공간·가구디자인, 사진·영상촬영 등 여러 분야의 디자인을 다루는 토털 디자인 기업이다. 시각적 디자인에서부터 공간적 디자인까지, 작은 소상공인에서 대기업까지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디어두잇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기본으로 비즈니스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내놓는다. 한계를 제한하지 않는 다양한 영역의 디자인작업을 통해 상상하는 무엇이든 도전하고 생각을 행동과 디자인으로 옮기는 회사다.

◆생각을 행동으로

아이디어두잇은 2012년 안예록 대표가 대구 중구 삼덕동 한 건물 옥탑방에 사무실을 차리면서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 생태계가 수도권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대구와 서울 중 어느 곳에 회사를 세울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강한 의지 덕분이다. 노력과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회사가 어느 지역에 있든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실력 있는 지역 인재를 많이 만나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디자인기업을 만들겠다는 도전 의식도 분명했다. 그 속에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대구지역을 널리 알리겠다는 애정도 담겨있었다.

안 대표는 “처음 옥탑방에서 일을 시작할 때는 10만원을 받고 식당 메뉴판을 제작해 줄 정도로 영세했다. 작은 메뉴판 하나를 만들면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뛰어들 정도로 열정을 다했다”며 “서서히 입소문이 났고 지금은 디자인 결과물을 보고 캐나다, 호주, 중국 등에서도 연락이 온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아이디어두잇 매출액은 5억원, 전체 직원은 15명이다. 규모로만 보면 큰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로 영세하다. 하지만 실력만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식당 메뉴판 만들기부터 시작
입소문 타고 해외서도 연락와
매출 5억 직원 15명 작은 회사
실력만은 세계적인 수준 갖춰

주력 업종은 ‘브랜딩 디자인’
서가앤쿡 등 리뉴얼 작업 도와


최근 세계 3대 공모전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6관왕을 달성해 아이디어두잇은 이를 입증했다. 대구지역 디자인 기업에선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성과다. 유명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는 디자인 회사에서도 쉽지 않은 놀랄 만한 결과다.

이들은 Communication C.I/Branding 부문에서 ‘썰어니언, 키친툴, 멜리아, 밤새우는닭, 한끼제분소, 내일도두부’로 6개의 상을 받았다. 익숙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내일도두부를 제외한 5개 브랜드가 대구 기반 업체다. 대구를 소재로 한 브랜드가 세계에서도 통함을 증명한 뜻깊은 성과이기도 하다.

안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출품작을 정성 들여 준비했다. 막상 결과를 받고 보니 놀랄 정도로 좋은 결과였다”며 “특히 대구지역 브랜드와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 다수 수상해 지역과 함께 성장한다는 경영방침에 확신이 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디자인 산업계는 인맥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로 흘러왔다. 하지만 온라인 인프라가 잘 구축됐기 때문에 이제는 인맥·지연 등을 뛰어넘어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영업사원을 두지 않고도 입소문으로 홍보가 되는 만큼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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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DO IT’이 2018년도 IF 디자인 어워드 Communication C.I/Branding 부문에서 수상한 내일도두부의 상품 내일도두유.
◆BRAND+ING

아이디어두잇이 주로 하는 일은 브랜딩 디자인이다. 브랜드 콘셉트부터 전략 및 기획, 스토리텔링까지 통합적인 디자인을 한다. 그 속에는 기업 로고를 포함해 브로셔, 공간, 조명, 음악 등 거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구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요식업 프랜차이즈인 ‘서가앤쿡’과 ‘나인로드 피제리아’도 아이디어두잇을 통해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거쳤다. 매장과 간판, 그 속에 담긴 글씨체까지 아이디어두잇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것이다. 서가앤쿡의 경우 당시에는 생소한 북유럽 스타일 디자인을 적용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안 대표는 “브랜드(BRAND)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되는 것(ING)이다. 하나의 브랜드 콘셉트 속에 기업의 모든 요소를 융합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며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브랜드 디자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가야만 한다”고 했다.

안 대표가 말하는 브랜드 가치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국 어디를 가든 스타벅스 매장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매장 조명과 음악, 가구까지도 같다. 서울 스타벅스 매장에서 좋은 경험을 한 고객이 대구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딩 디자인이다. 매출로 실현되는 만큼 브랜드 가치가 된다.

요즘엔 자신의 업체를 오랫동안 지속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개인 브랜딩 디자인 의뢰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안 대표는 “프랜차이즈 가게를 내는 사업자도 많지만 자신만의 가게를 여는 사람들도 늘면서 개인 브랜딩 디자인 의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요식업이 발달된 대구에서 검증된 브랜드는 전국 어디서든 성공확률이 높아 브랜딩 디자인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이디어두잇은 시간이 갈수록 브랜드 가치가 성장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 한다. 디자인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고객에게 19개의 질문지가 담긴 리포트를 숙제로 내고, 관련 책까지 주면서 함께 공부한다. 브랜딩 디자인이 필요한 농·수산업 종사자를 돕기 위한 ‘파머스 브랜딩’도 준비 중이다.

안 대표는 “성장해가고 있는 회사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많아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우리가 브랜딩 디자인을 한 지역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한다면 디자인을 통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으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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