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사망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태움' 의혹 제기한 남자친구…임순순번제 소식까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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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15:26  |  수정 2018-02-19 15:26  |  발행일 2018-02-1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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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스페셜 캡처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의 사망사건으로 병원 내 부조리 문화인 '태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 박모(27, 여)씨가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박씨가 자신의 자택이 아닌 곳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9월에 해당 병원에 입사해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신입 간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간호사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의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에게 업무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의미.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 간호사의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최근 간호사조직의 이같은 문화가 괴롭힘의 수단이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씨가 근무했던 병원 관계자는 "(박씨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중 실수를 해 걱정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병원)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경찰 수사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 휴대전화에 남겨진 메모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실제로 지난 2016년 방송된 SBS 스페셜 '간호사의 고백-나는 어떻게 나쁜 간호사가 되었나'에서는 간호사가 된 지 3개월 만에 퇴사한 박지우(가명) 씨는 퇴사 사유에 대해 "태움을 당했다"면서 "꿈이었던 간호사를 그만두고 본인이 세상에 짐이 된 것 같아 그냥 죽고 싶다. 자고 일어나면 그냥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대부분 간호사는 인력 부족으로 '임신순번제'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임신순번제는 여러 명이 동시에 임신하면 일손이 부족해져 정해진 순서대로 임신해야 하는 암묵적인 약속이다.
인터넷뉴스팀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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