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연극놀이로 상상력 키우는 방법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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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07:44  |  수정 2018-02-19 07:44  |  발행일 2018-02-19 제20면
“감정표현 서툰 우리 아이, 동화책 주인공 시켜보세요”
엄마와 역할극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표현
아이의 개성 찾고 문제해결능력도 키워줘
[초등맘상담실] 연극놀이로 상상력 키우는 방법
교실에서 연극놀이를 하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 서툰 자녀를 보며 걱정하는 엄마들이 적잖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는 방법은 없을까? 연극 놀이는 이런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기회를 줘 자연스럽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도록 해준다. 현직 교사의 조언을 얻어 연극놀이의 개념과 활용법 등에 대해 알아보자.

Q: 연극놀이가 무엇인가요.

A: 연극놀이는 연극적 요소를 놀이와 결합시켜 아이들이 활동에 참여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표현을 끌어내는 활동입니다. 연극놀이는 집단 속에서의 역할이나 규칙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이미지를 심화시키는 학습 방법으로 정해진 각본에 따라 하기보다는 즉흥적인 발상이나 창의적 표현력이 강조되는 놀이의 특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연극놀이는 즉흥극 놀이와 연극 만들기의 기초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연극놀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연극놀이의 기초는 특정 역할의 모방이며 모방은 마임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몸을 움직여 조각을 만들어 봅니다. 엄마와 아이 중 한 명이 조각가가 되고 다른 한 명은 조각의 재료가 됩니다. 재료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며 조각가의 손에 전적으로 몸을 맡겨야 합니다. 조각가는 한 인물의 조각을 상상한 후 팔과 다리, 손을 움직여 상상의 인물을 만들어 갑니다. 이때 인물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이나 식물, 돌멩이나 빗자루와 같은 무생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각가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조각에게 무엇이 떠오르는지를 물어보고 떠오르는 것이 있을 때까지 섬세하게 만들어 갑니다.

둘째, 멈춤 동작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콩쥐의 하루 일과를 상상해 정지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지 동작을 잘 보고 의미를 파악하도록 합니다. 만약 정지 동작으로 표현한 장면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동영상처럼 움직이는 장면으로 표현을 하게 합니다. 그래도 알아내지 못하면 그 장면에서 나올 수 있는 소리나 말을 하여 실마리를 제공하도록 합니다.

셋째, 거울처럼 그대로 따라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쪽이 사람이 되고, 진 쪽이 거울이 됩니다. 사람의 움직임에 맞추어 거울이 똑같이 따라 해야 합니다. 이때 음악을 틀면 더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는데, 잔잔한 음악에서 점차 신나는 음악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거울놀이의 변형으로 최면놀이가 있습니다. 최면술사는 손바닥에 마술을 걸고 최면에 걸린 사람은 최면술사의 손바닥에서 얼굴을 15㎝로 유지하며 손바닥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가도록 합니다.

Q: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연극놀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연극놀이를 하면 재미있는 표현활동을 통해 이야기의 내용을 쉽고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잭과 콩나무’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첫째, 물건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 봅니다. 예를 들어 연필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이나 지휘봉과 같이 다른 물건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아이가 물건의 용도를 다르게 표현하면 엄마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맞혀 봅니다. 처음에는 몸짓으로만 표현하고 다음에는 말을 하면서 힌트를 주면 됩니다.

‘이것은 잭의 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이야. 불을 지필 수 있는 장작인데, 네가 상상하면 이 장작은 다른 물건이 될 수도 있어. 무엇이 되었는지 한번 표현해 볼까?’

둘째, 해설하는 대로 움직여 봅니다. 엄마는 아이가 표현할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알려주는 활동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동작을 중심으로 표현활동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너는 지금 잭이야.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볼까? 집 앞에서 커다란 콩나무를 발견했어. 아주 높은 걸. 어디 한번 올라가 볼까? 영차! 영차! 드디어 다 올라왔어. 저 멀리 큰 집이 보이는 구나. 뛰어가 볼까? 잠깐, 지금부터는 천천히 걸어가자. 조심스럽게 집 안을 살펴보렴. 앗, 어디선가 사람 발걸음 소리가 들려. 이제 집안으로 가서 몸을 숨겨 봐”와 같은 방식입니다.

셋째, 등장인물을 불러내어 봅니다. 거실 혹은 공부방 등 특정한 공간에 놓인 의자에 아이가 앉으면 그 순간부터 책속의 특별한 인물이 되어 대답하는 활동입니다. 아이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엄마의 질문에 대답할 수도 있고 역할을 바꾸어 엄마가 아이의 질문에 답할 수도 있습니다. “팔려고 가지고 간 소를 콩으로 바꾼 까닭은 무엇이니?” “주인도 없는 집에 들어가 닭을 훔친 이유는 무엇이니?” “거인이 무섭지 않았니?” 등의 다양한 질문을 하여 대답하도록 합니다.

Q: 연극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요.

A: 연극놀이는 놀이적 성격이 강해서 부담이 없습니다. 연극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레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입니다.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독특한 방법으로 직접 표현함으로써 아이의 개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의 역할을 해 봄으로써 문제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문제해결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연극놀이 활동을 통해 상상력과 표현력 및 사고력,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등의 사회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종로초등 류춘희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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