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가 여성의 입지를 좁혔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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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0   |  발행일 2018-02-10 제16면   |  수정 2018-02-10
‘핑크’가 여성의 입지를 좁혔다?
여자아이는 정말 핑크를 좋아할까//호리코시 히데미 지음/ 김지윤 옮김/나눔의 집/ 264쪽/ 1만3천800원

여자아이는 핑크, 남자 아이는 블루. 아이들의 옷이나 물건을 고를 때 이렇게 색의 기준을 잡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지정해준 탓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자랐더라도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핑크를 선택한다. 두 딸을 키우는 저자 또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아이에게 자유롭게 옷을 고르게 했는데도 상하의 모두 핑크색 옷을 즐겨 입는 일본의 탤런트 하야시야 페처럼 온몸을 핑크로 두른 것이다.

이 책은 ‘왜 여자아이들은 핑크를 좋아할까’와 ‘여자아이 하면 핑크라는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라는 저자의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는 핑크의 역사와 다양한 장난감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여자아이들의 가치관 변화를 살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핑크색 캐딜락 승용차부터 헬로키티까지 여러 국가의 사례를 바탕으로 핑크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풀어낸다.

여자다운 직업으로 분류되는 ‘핑크 칼라’에도 주목한다. 승무원, 간호사, 미용사, 통역사, 사서 등이 대표적인 핑크 칼라 직종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일본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늦어진 이유를 분석한다. 남성 사회 속에서 미움받을 위험 부담을 피하다 보니 여성들이 이 같은 직종에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핑크 칼라를 지향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많은 여성들이 좁은 길로 몰려서 대부분의 여성이 낮은 임금에 만족해야만 하는 구조 자체에 있다”고 지적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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