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리셉션장 늦게 도착해 5분만에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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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기자 구경모기자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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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김영남과 인사하며 악수…사진 함께 찍어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전후한 본격적인 다자외교전에 돌입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집결하면서 남북 해빙무드를 북미대화로 연결시키는 중재자 역할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천안함 방문과 탈북자 면담으로 북한의 과거 만행과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을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문 대통령·김영남 만남

문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이후 첫 북한 고위 인사를 평창 올림픽을 통해 만났다. 상대는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평창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이끌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개회식 전 열린 리셉션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짧게 인사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각국 정상급 등 대표단장이 참석한 리셉션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펜스 美부통령
리셉션 늦게 도착 중도에 떠나
김 상임위원장과 조우도 거부

▶아베 일본총리
“韓日 새로운 관계 구축 위해
솔직하게 의견 나눴으면…”



행사 주최자인 문 대통령은 리셉션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다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한정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등에 이어 오후 5시34분께 9번째 정상급 인사로 입장한 김 상임위원장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 직전 목도리를 풀고 출입증을 재킷 안으로 넣은 뒤 문 대통령에게 다가갔으며, 두 사람은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 바로 옆에 있던 김정숙 여사도 “김정숙입니다”라며 그와 악수했다.

악수를 마친 김 상임위원장이 그냥 지나치려 하자 문 대통령이 다른 정상급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촬영을 권했고, 문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김 상임위원장이 왼쪽에 김 여사가 자리해 5초가량 사진을 찍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10일 열릴 북한 고위급 대표단 환영 오찬에서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북한초청 방문 등 남북한 핵심 현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번 올림픽을 유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오후 5시45분께 리셉션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외국 정상급이 아니어서 문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일반 출입구를 통해 입장했다.

◆한·일 정상회담 등 평창외교 절정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의 오찬 회담을 시작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등 전날에 이어 숨 가쁜 릴레이 외교 행보를 계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며 “그간 수차례 밝혔듯 역사를 직시하면서 총리와 함께 지혜와 힘을 합쳐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에 이어 2020년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동북아에서 올림픽이 연속으로 열리는 것은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며 “한일중 3국이 올림픽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상부상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오늘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일본·한국, 일본·한국·미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본과 한국의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아시아 리더로서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개막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5분 만에 자리 뜬 펜스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급 외빈 초청 리셉션에 참석했다가 5분 만에 자리를 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좌석에 착석하지 않은 채 헤드테이블에 앉은 일부 정상급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중간에 퇴장했다. 북한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악수 등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없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30분께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우리 측에 사전 고지를 한 상태 여서 테이블 좌석도 준비하지 않았다”며 “포토세션에 참석한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께서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같은 일정에 대해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조우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환영행사에 불참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선 펜스 부통령의 이번 방한일정은 한국에서 탈북자와 면담하는 등 북한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이날 평택의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지성호씨 등 탈북자 4명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에 대해 “자국 시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칭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35분 가까이 이뤄진 면담에서 “모든 세계가 오늘 밤 북한의 ‘매력 공세(a charm offensive)’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오늘 우리는 진실이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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