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신고하러 수성署 갔더니 남자 경찰관 가득한 곳에서 상담”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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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7 07:30  |  수정 2018-02-07 07:30  |  발행일 2018-02-07 제8면
30대 여성 주장 파장 예상

대구경찰이 성폭력 피해여성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과 맞물려 사회적 파장도 예상된다.

6일 인권운동연대 등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남자친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남자친구인 B씨가 A씨의 신체 일부와 속옷 등이 찍힌 사진을 주변 지인에게 유포한 것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지난달 12일 신고를 위해 대구 수성경찰서를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담당 경찰관이 도움은커녕 수치심만 느끼게 했다는 것.

A씨 측은 당시 담당 경찰관이 신변보호가 우선인 성폭력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경찰이 가득한 장소에서 상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자리를 옮겨줬으나 이동한 장소 역시 다른 경찰관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다고 했다. 더욱이 담당 수사관은 ‘목소리가 그렇게 작아서 어디 고소할 수 있겠냐’ ‘고소하지 말고 잘 이야기해 마무리해라’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는 경찰에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는 12일 대구경찰청장과 면담을 갖고 담당 수사관 및 청문감사관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인권운동연대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수성서 청문감사실에 제보했지만 명확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관련 담당 수사관이 상담 도중 택배전화를 받는 등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단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수성경찰서 해당 부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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