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증상 있다고 바로 항부정맥 약제 처방 받지 마세요”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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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6 07:45  |  수정 2018-02-06 09:14  |  발행일 2018-02-06 제19면
다른 종류의 부정맥 유발할 수도 있어
두근거림 심할땐 적극적인 진단·치료
발생빈도 높아 수축 기능 떨어진다면
‘고주파전극도자 절제술’ 고려해봐야
질환 의심땐 쉽고 간편한 심전도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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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장사 중 가장 많은 원인이 부정맥성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실내와 실외의 기온 차이가 심한 계절은 급성관동맥증후군의 질환이 급증한다. 또 그로 인한 부정맥성 질환도 많다.

부정맥 질환의 가장 많은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다. 평상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두근거림이 오래 지속될 경우 부정맥성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두근거림 증상 이외에도 가슴이 철렁대는 느낌 혹은 덜커덩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환자도 있다. 이와 같이 증상은 어느 한 가지로 통일될 수는 없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별하게 관심을 좀 더 두어야 할 증상은 ‘의식소실’ 혹은 어지럼증을 동반한 두근거림 증상이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도 간편한 검사는 심전도 검사다. 따라서 부정맥성 질환이 의심되는 분들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 비용이 비싸지도 않고,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심전도를 검사 항목에 추가하는 것이 좋다.

심전도가 부정맥성 질환을 진단하는 데 중요하고도 기본적이긴 하지만 단점도 있다. 이 검사법은 숨어 있거나 가끔씩 발현되는 부정맥은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검사법으로 일명 ‘홀터(Holter)’ 검사법이 있다. 이 검사법은 심전도가 10초 정도 심장의 리듬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말 그대로 24시간 혹은 48시간 정도 연속해서 심장 리듬을 확인해 볼 수 있어 숨어 있는 부정맥을 찾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차례 혹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경우(음주·심한 운동 시)나 기껏해야 1년에 서너 차례 미만의 빈도로 발작적으로 나타날 땐 진단이 어려워 전기생리학 검사법을 쓴다. 입원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일 정확하고 확실하게 부정맥을 진단하는 검사법이다.

부정맥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하고 음주를 절제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고 바로 항부정맥 약제를 처방 받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의 부정맥 치료를 위한 항부정맥 약제의 복용이 종류가 다른 부정맥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근거림이나 덜컹거리는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나 업무를 보는 데 지장을 줄 정도거나 부정맥의 증상이 있으면서 실신의 병력이 있는 경우 급사의 가족력이 있다면 악성 부정맥(심장마비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는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적극적인 부정맥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증상이 없고 부정맥의 발현 빈도가 낮고 급사의 가능성을 초래할 위험성이 거의 없는 심실조기수축 부정맥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심실조기수축이라도 발생 빈도가 높고 증상을 심하게 유발하는 경우, 정상맥과 심실조기수축 간 간격이 짧아 악성부정맥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다.

일단 항부정맥 약물 치료가 먼저고 약제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부정맥의 발생 빈도가 너무 높아 장기적으로 심실의 수축기능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는 ‘고주파전극도자 절제술’이라는 중재시술적 치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60세 이상의 연령에서 1% 이상의 유병률이 발견되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심방세동’은 뇌졸중(중풍)과 연관되는 부정맥이다. 정상맥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에 비해 심방세동의 부정맥을 가진 환자에서 대략 5배 이상의 뇌졸중 위험성이 높다. 또 치매 발생률은 3배 정도, 사망률도 2배 이상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중풍의 발생률도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심방세동의 부정맥이 있다면 중풍의 발생 예방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로 악성 부정맥인 심실빈맥과 심실세동(규칙적인 심방실 간의 조율이 되지 않아 급사를 유발하는 빠른 맥)의 치료는 약제 치료도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삽입형 제세동기’ 삽입술로 급성 심장사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맥형 부정맥인 경우 안정 시나 운동 시 심박동수가 분당 40회 미만이 돼 뇌쪽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부족해 주로 어지럼증 혹은 실신의 증상으로 발현된다. 이런 경우 약물치료는 없고 환자 대흉근막 밑부분에 시술하는 영구형 인공심박동기 치료를 시행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선천적이며 유전적 부정맥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존에 진단받은 부정맥의 잦은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절주, 금주, 기름에 튀긴 음식 및 고칼로리 음식 줄이기, 커피·홍차·녹차 등의 섭취 제한, 충분한 수면 및 휴식과 적절한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부정맥 예방하려면  ① 담배 끊고 술·커피 줄이기 ② 비만 되지 않도록 정상체중 유지 ③ 유산소·근력강화 운동하기 ④ 충분한 수면과 휴식 ⑤ 진통제·감기약 등 상비약 주의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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