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건조·저장 계측기 국산화 앞장…‘토탈 솔루션’ 기업 목표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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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6 07:38  |  수정 2018-02-06 07:39  |  발행일 2018-02-06 제17면
■ 달성군 유가면 곡물건조저장가공설비업체 ‘<주>iG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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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SP의 종자처리플랜트.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 1인당 쌀 소비량은 61.8㎏으로 2016년보다 0.1㎏ 감소했다. 201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72.8㎏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고급 쌀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쌀 매출에서 고급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기도 했다. 2015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한국산 쌀 수출이 시작되면서 수출길도 넓어졌다. 이처럼 고품질의 쌀생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에서 곡물건조저장가공설비를 생산하는 업체 <주>iGSP가 각광받고 있다. iGSP의 설비는 쌀 가공 전과정을 해결한다.

색채·이물선별기 등 자체 개발
中·필리핀·베트남·태국 등 진출
작년 매출 280억…수출비중 20%

“포만감 느끼려 밥 먹는 시대 지나
이제는 곡물의 안전성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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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선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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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선별기

◆목표가 분명한 기업

1990년 설립된 iGSP는 상호명에서부터 목표를 뚜렷하게 세운 기업이다. iGSP는 ‘Ideal Global Standard Provider’의 약자로 세계적인 기준에 만족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iGSP는 산업용 계측기를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기업이다. 당시 온도, 습도, 수분 등을 측정하는 계측기는 국산화율이 높지 않았다.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9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미곡종합처리장이 도입되면서 해당 계측기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최병준 대표는 이런 시장의 변화를 일찍 파악하고 곡물의 건조·저장에 최적화된 계측기를 생산했다. 또 전자식 저울을 디지털화했다. 단일 기계 생산을 이어오다 설비로 생산을 늘리고 이제는 설계 시공도 하고 있다.

이처럼 발전을 거듭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목표 덕분이다. 최 대표는 “회사 상호에서 지향하는 바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목표지향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iGSP의 주력 상품은 색채선별기, 이물선별기, 집진기 등이다. 색채선별기와 이물선별기는 iGSP가 오랜 기술개발 끝에 자체 개발한 기계다. 색채선별기는 CCD카메라를 통해 고속으로 낙하하는 곡물의 색상을 실시간으로 스캔하는 기기다. 불량품이나 이물질 발견시 고속·고압의 공기를 분사해 불순물을 제거한다. 색채선별기는 곡물뿐만 아니라 커피, 녹차 등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곡물을 전수조사해 양품을 선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주요 상품이다.

현재 중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전세계 대규모 곡물 생산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색이 유사해 색채선별기로 제거되지 못하는 이물질은 이물선별기를 통해서 걸러낼 수 있다. 이물선별기는 곡물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분을 측정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쌀은 약 15%의 수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래, 유리, 플라스틱 등은 수분이 없으므로 이런 수분차를 이용해 이물질을 골라내는 것이다.

iGSP에서 생산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형 통합집진기는 기기 안정화에 접어들 때까지 무려 4년에 걸친 노력이 들어갔다. 집진기는 곡물의 특성상 생기는 분진 등을 없애기 위한 기기다. 일반적으로 압축공기를 통해 분진을 없앤다. 압축공기를 사용하게 되면 압축에 전기 사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iGSP의 에너지 절약형 통합집진기는 압축공기를 사용하지 않고 곡물을 직접 흔들어 탈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써 탈진효율이 극대화되고 전기료 등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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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준 대표

◆토털 솔루션 기업이 목표

지난해 기준 iGSP의 매출액은 280억여원이며 해외수출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곡물건조가공기기 분야에서도 중국기업들이 추격해오고 있다.

최 대표는 “다른 중소기업들도 중국의 추격세에 긴장하고 있는데, iGSP 역시 마찬가지”라며 “중국 기업을 따돌리고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iGSP는 기기설비 업체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핵심 기기 제조, 시공, 사후관리까지 진행하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설비보전, 운영관리, IoT 플랫폼도 제공해 서비스를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쌀의 미질을 개선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한다는 계획도 있다. 인공지능(AI) 등의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미질을 개선하는 제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앞으로 곡물 분야의 세계적인 메이저 그룹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iGSP는 오는 8일 고객초청세미나를 열고 이제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앞으로 iGSP가 나아갈 방향을 선보인다.

이날 민간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 100여명을 초정해 통합집진기, 색채선별기 등 신제품 시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고객사들에 토털 솔루션과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도 설명한다.

강명구 설계팀 차장은 “이제까지 iGSP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대표는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밥을 먹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곡물의 안전성이 중요하다. 품질의 안전성, 제조과정의 안전성 등을 고객들에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재배이력, 생산이력, 품질 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하려고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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