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원대 공사 중단시킨 ‘흰고래의 힘’

  • 입력 2017-11-16 00:00  |  수정 2017-11-16
‘환경 지옥’ 오명얻은 중국
남중국해 서식지 보호위해
인공섬 건설반대 요구 수용
17조원대 공사 중단시킨 ‘흰고래의 힘’

‘환경 지옥’이라는 오명을 얻은 중국에서 돌고래<사진>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개발 공사를 중단시키는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하이항그룹이 주도해 남부 하이난성 산야시 해변에 짓던 총 1천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인공섬 건설 공사가 국가해양국의 지시로 최근 중단됐다.

하이항그룹은 이 인공섬에 활주로 4개와 터미널 3개를 갖춘 공항을 건설해 이 일대로 몰려드는 관광객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었다.

휴양도시로 유명한 산야시는 최근 수년 새 중국에서 거세지는 여행 붐으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인공섬 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이 일대에만 벌써 10곳의 오성급 호텔과 1곳의 칠성급 호텔이 지어졌다.

인공섬 건설이 중단된 것은 ‘자연의 친구들’이라는 환경단체가 제기한 개발 반대 의견 때문이었다.

자연의 친구들은 이 인공섬 건설이 인근 흰고래 서식지와 산호초를 파괴하는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데다,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 법규를 어겼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국가해양국은 답변을 보내 “기술 평가, 여론 수렴, 청문회 개최 등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해 공사를 중단시켰다"며 “해당 공사가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고, 관련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지 않는 한 공사 재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만을 제출한 채 정부의 승인 없이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 잡은 중국에서 보기 드문 일로 여겨진다.

자연의 친구들의 거펑 간사는 “국가 행정기관이 민간단체의 이의 제기에 이처럼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최고 지도부가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장래에 이 같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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