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사회 한의학칼럼] 단풍놀이에 바치는 작은 참견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10-24 07:56  |  수정 2017-10-24 07:56  |  발행일 2017-10-24 제21면
[대구한의사회 한의학칼럼] 단풍놀이에 바치는 작은 참견

한의학에서는 사계절의 변화에 순응해 섭생을 조절함으로써 양생(養生·오래 살기 위해 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함)하는 것을 중시한다. 가을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등산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등산조차도 원칙과 순서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먼저 목 뒤 여러 혈(穴)자리 중 일곱 번째 경추 아래의 ‘대추(大椎)’혈은 인체를 순행하는 12경락의 절반이 연관된 중요위치다. 잘 보호해주지 않으면 외부의 한랭한 자극이 몸으로 유입되는 통로가 된다.

따라서 항상 산행 시에는 뒷목 부위를 감쌀 수 있는 스카프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귀가한 후에도 으슬으슬 추운 기분이 들고 몸살이 올 것 같다면 목 뒤 전체에 따뜻한 물을 충분히 끼얹으며 씻고, 몸을 말릴 때도 드라이어의 온풍을 이용해서 1~2분 정도 뒷목을 따뜻하게 하면 컨디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갈근차나 칡즙을 마시는 것도 좋다.

또 자연의 기운이 서늘하게 위축되는 시기이므로 근육과 인대, 관절도 따뜻한 여름에 비해서 굳어진다. 따라서 무리하게 정상을 오르거나 하산을 서두르면 관절에 부담이 된다. 특별한 외상이 없더라도 체중을 지탱해온 발목과 무릎, 그리고 허리 등의 부위에 불편감이 남을 수 있다.

산행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자주 휴식하고, 발목의 아킬레스건 부위와 장딴지의 가장 튼실한 부위 한가운데를 꾹꾹 눌러주는 것도 좋다. 해당 부위는 인체의 뒷면을 넓게 순행하는 경락의 혈(穴)들이 분포해있어 하지근육의 긴장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산행 후 족욕을 하면 좋다. 족욕은 20분 이내의 짧은 시간으로 전신의 순환을 돕는 훌륭한 양생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두한족열(頭寒足熱·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의 상태가 몸의 기혈순환이 순조로운 건강한 상황으로 본다. 과로하는 경우 눈이 충혈되고 머리가 뜨끈뜨끈하고, 팔다리는 무겁고 저리게 된다.

이는 기혈의 순환이 정체된 것이니 불통즉통(不通則痛·원활하게 소통되지 않는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아래를 덥혀서 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훌륭한 마무리가 될 것이다.

족욕을 하는 동안 따끈한 모과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모과는 서근활락약(舒筋活絡藥)으로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경락의 흐름을 풀어주는 데 효험이 있다. 족욕을 마친 후에는 많이 걷거나 움직여서는 안 된다. 온열자극으로 인대와 근육이 이완된 상황에서는 근육과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족욕은 자기 직전에 한 후 바로 수면에 드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적인 근육통증이 있거나 추간판탈출증 등의 후유증이 있는 경우 등산보다는 관절부담이 덜한 둘레길과 같은 완만한 평지길이 좋다.

<한의사 최이정 이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