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경주한의원의 한의학 이야기] 산후 체중관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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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4 07:54  |  수정 2017-10-24 09:04  |  발행일 2017-10-24 제21면
“출산 2∼3週 후에도 만삭체중이라면 어혈제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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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에 쉽게 빠지지 않는 체중, 임신 전과는 다른 체형은 아마 많은 산모들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출산 후 3개월 즈음, 길어도 6개월 이내에 임신 전 체중으로 회복되는 것이 정상적인 생리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산모들은 정상체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70% 여성이 출산 6개월 후 자신의 체형을 만족스럽게 여기고, 30%는 출산 1년이 지나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워한다.

체중 조절은 우선 임신 전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체중 조절은 임신을 위한 중요한 준비과정 중의 하나다. 임신 중의 과다한 체중 증가는 임신중독증, 임신당뇨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임신 전, 임신 중에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6개월 내 임신전 체중 회복해야 정상
출산 후 2개월부터 체지방 감량 치료
기혈 상태·수유 여부 등 ‘맞춤형 처방’
한약치료·운동·식이요법 병행땐 효과
무리한 감량…모유 양·질 영향 줄수도


출산 직후에는 4.5~5.9㎏ (태아, 태반, 양수 및 혈액소실)의 체중 감량이 생기며, 첫 주가 지나면서 이뇨와 발한작용으로 3주까지 2.3~3.6㎏이 추가로 감소한다. 그 이후에는 자궁 복구와 오로 때문에 0.9~1.4㎏이 또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보통 임신 중 체중 증가가 약 12~13㎏인 경우 산후 6~8주가 되면 임신 전 체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산후 6~8주경 임신 전 체중 혹은 그 이하로 회복되는 여성은 불과 28%에 불과하다. 연구에 따르면 출산 6개월 이내에 임신 중 증가된 체중이 모두 빠진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서 수년이 지난 후 체중 증가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산후 6개월 이내에 적극적으로 체중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에 체중 감량이 더딘 경우,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한의학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서 임신과 출산으로 산모의 기혈이 부족해져서 기혈 순환이 줄어들어 부종과 어혈의 배출이 지연된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기허로 인해 생체 에너지가 저하되어 대사율 또한 감소되어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산후 체중 관리에서 기혈 회복, 부종과 어혈의 노폐물 배출 및 대사율을 상승시켜 지방분해를 촉진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출산 후의 시기, 그리고 산모의 몸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다르게 이뤄진다.

임신, 출산으로 인한 기혈 부족으로 체액의 저류가 생겨서 몸이 많이 붓게 되고, 어혈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출산 2~3주 이후에도 만삭 때와 체중 차이가 별로 없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기혈 순환을 도와서 부종,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어혈을 제거하는 치료가 꼭 필요하다.

빠르면 출산 후 2개월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체지방 감량 치료가 이뤄질 수 있으며, 이때에는 산모의 기혈 순환 상태, 부종 정도, 체력 및 모유 수유 여부 등에 따라 맞춤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출산 2개월 이후 적극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한약 치료와 함께 운동·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의하면 저체중이 아닌 여성에서 적정한 칼로리의 제한과 운동에 의한 체중 감소는 수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무리한 식사 제한은 수유의 양과 질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수유와 다이어트를 병행할 경우 전문가와 상의해 세심한 영양 조절이 필요하다.

또 전체적인 칼로리 제한도 중요하지만, 특히 지방으로 많이 전환되는 탄수화물(특히 밀가루, 당분이 많은 음식, 빵, 과자, 음료수)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신 근육량을 회복시키고, 기초 대사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고단백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운동의 경우 유산소 운동은 산후 2개월 이후부터 가능하나, 산후풍으로 산후 관절통이 있다면 운동 시기를 늦춰야 한다.

출산 후 6개월 내 출산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산후 비만이 심한 경우나 빨리 직장으로 복귀해야 할 경우에는 2개월부터 적극적인 체중 감량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체력과 기혈의 저하로 인해 몸의 컨디션이 임신 전과 많이 다르므로, 전문가의 진찰을 통해 내 몸에 맞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도움이 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방내과 한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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