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척추 후관절 증후군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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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5 07:56  |  수정 2017-08-15 07:56  |  발행일 2017-08-15 제18면
척추 후관절 증후군,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통증 주사치료
노인의 퇴행성 척추질환 중 요통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
허리 앞으로 구부리거나 젖힐 때 장시간 앉아 있어도 통증
목 척추 후관절 증후군, 목 뒤·후두부 두통·어깨통증 동반
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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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재건병원 뇌 척추센터 이재일 소장

허리나 뒷목의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병원을 찾아 꼼꼼히 진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허리 통증, 뒷목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디스크는 목·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중 한 가지일 뿐이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 노인들의 척추통증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척추 후관절 증후군’이다.

관절이라고 하면 무릎, 어깨관절 등 사지의 관절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척추에도 관절구조가 있다. 인접하는 척추의 뒤쪽에서 좌우 관절구조를 형성하는데, 운동범위는 크지 않지만 다른 관절과 같이 관절 사이 연골·관절낭 등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척추 후관절을 싸는 관절낭은 통증에 예민한 구조이며, 척추 신경에서 분지된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 중 일부 신경가지(후지 내측분지 신경)가 이 척추 후관절 주변에 분포한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구조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척추 후관절의 맞물림이나 관절 형태가 변하는 경우나, 지속적인 척추 관절의 부담이 가해져 관절 주변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등에서 관절 주변의 감각신경을 자극해 허리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를 척추 후관절 증후군이라 한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 변화나 관절염이 생기면 무릎이 아프 듯이, 비슷한 관절 문제가 척추에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노인에게서 발병할 수 있는 퇴행성 척추질환 중 요통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척추 후관절 통증이다. 임상적으로 척추 후관절 통증은 만성 요통의 15~40%를 차지하고 있으며, 40대 후반부터 70대에 걸쳐서 주로 퇴행성 척추소견이 보이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난다.

허리나 목의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허리의 척추 후관절 증후군의 경우 환자는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함을 느끼나 활동을 하거나 허리를 움직여 주면 허리가 부드러워짐을 느낀다.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뒤로 젖힐 때, 장시간 앉아 있을 때도 허리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허리 양측의 관절부위 주변을 누를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때때로 문제가 있는 관절 부위에 따라 엉치나 사타구니, 허벅지 등으로 통증이 내려오는 경우도 있어 허리 디스크로 인한 증상과 감별을 요한다. 목의 척추 후관절 증후군의 경우에도 목 뒤의 통증 이외에도 후두부 두통, 양 어깨의 통증을 많이 일으킨다.

척추 X-ray나 CT·MRI를 찍어보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보인다고 후관절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가장 확실한 진단방법은 통증 주사치료(신경차단술)를 해 보는 것이다. 일반 의원에서 시행하듯 단순히 아픈 부위 주변 근육에 주사를 맞는 것으로는 그 효과를 알 수 없다. 대신 방사선 기기를 보면서 척추 관절부위 안이나 척추 관절의 통증과 연관된 신경(후지 내측분지 신경) 주변에 정확히 주사를 해 그 효과를 관찰해야 한다.

이 부위에 정확히 주사를 맞은 이후 1~2일 내 심한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 척추 후관절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통증 주사치료는 척추 후관절 증후군 진단에도 필요하지만 효과적인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척추 후관절 증후군이 의심되면 영상 검사 이후 신경차단술 치료를 먼저 해 보는 것이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므로 적절한 경구 약물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척추 통증시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 이후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 목이나 허리에 무리가 되는 자세나 일은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목·어깨에 부담이 되는 자세를 장시간 취함으로 인해 만성적 목·어깨 통증을 호소하거나 일자목 증후군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반복적인 목 척추의 부담이 목 근육의 통증뿐만 아니라 목 척추관절의 통증을 야기하기도 한다. 평소 목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자세를 피하고, 간간이 목의 스트레칭을 통해 목 척추가 받는 부담을 줄여 주어야 한다.

허리의 경우에도 자주 반복되는 허리 통증이 있을 때에는 허리를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허리에 통증을 야기하는 운동과 작업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리를 꼿꼿하게 편 상태에서 걷는 운동을 해 줌으로써 허리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허리 척추 관절의 통증을 막는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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