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시설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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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0   |  발행일 2017-08-10 제29면   |  수정 2017-08-10
[기고] 청소년시설 적극 활용하자

최근 미취학 어린이나 아동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겁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의 행동이나 소음이 다른 방문객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는 게 이유다. 특히 요즘은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일부 카페뿐만 아니라 편안히 쉬어야 하는 휴가지에서도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을 가르치지 않는 것도 노키즈존을 생기게 한 원인이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미취학 어린이를 데리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미취학 어린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에게도 해당된다.

얼마 전 청소년 출입을 제한하는 노청소년존 카페의 안내문이 SNS에 게시됐다. 이유는 일부 청소년들의 무례한 행동과 욕설 등이 문제가 돼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한 것이다. 업주 입장에서 일부 청소년을 통제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들이 성인이었다면 노어덜트존이 되었을까. 아마 풍기문란한 성인들에게 출입을 금지시키는 정도로 출입이 제한됐을 것이다.

그런데 왜 비단 청소년에겐 ‘청소년 전체 출입금지’를 적용시켰을까. 청소년들이 환영받으며 편히 쉴 수 있고 꿈과 끼를 펼치며 다양한 그들의 욕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없을까.

청소년출입금지 조치는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청소년을 비하하는 신조어 중에 ‘급식충’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급식만 축내는 존재란 뜻이다. 처음엔 일부 청소년의 개념 없는 행동을 비난하는 단어였지만 이제는 청소년 전체를 지칭할 때도 사용돼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고 개념 없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갖게 한다. 이런 사회적 시각은 청소년 선거권 획득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돼 논란을 일으켰으며 결국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못했다.

청소년 관련 법령 중엔 청소년들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로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이용을 제한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마음 편히 쉬며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친숙한 장소는 많지 않다.

이런 청소년들의 욕구와 취지에 부합하는 곳으로 청소년 수련시설의 활용을 권하고 싶다. 지역의 청소년 수련시설은 다채로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함께하는 청소년지도사가 있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한 청소년, 문화·예술활동으로 감수성 충만한 청소년, 배려하는 청소년을 육성한다. 또한 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청소년운영위원회와 방과후아카데미라는 돌봄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진로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구지역에는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원, 청소년특화시설 등 12개의 청소년수련시설이 있으며 대구시가 지속적인 시설확충을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홍보부족으로 인지도가 낮아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리고 수련시설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부족과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여가시간 부족 또한 원인일 것이다.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이자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사회참여가 중요한데 수련시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노키즈존이 아이의 문제가 아닌 일부 부모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 환경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노청소년존 역시 청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의 문제이자 그들에게 친숙한 공간과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변화된 현재가 미래가 되듯 현재의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관심과 소통이 대구의 미래일 것이다. 그리고 노청소년존처럼 사회에서 청소년을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욕구에 귀 기울이며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마음 또한 중요하다. 지금 자녀와 함께 활동할 프로그램이 있는지 살피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청소년수련시설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자. 그것이 곧 대구의 미래다. 최원제 (대구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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