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를 꿈꾸는 K팝 아이돌 “가자 일본으로”

  • 이새론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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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  발행일 2017-06-26 제23면   |  수정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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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올여름, 일본에 또 한번 K-pop 열풍이 불 것인가. 국내 K-pop 스타들이 일제히 7월에 열도 공략에 나서 침체된 일본 한류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이후 박근혜 정권에서의 정부 간 교류 감소,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논란 등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내 한류도 침체됐다. 일본 방송에서 한국 드라마의 방영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한국 드라마의 수입도 눈에 띄게 줄었고 수입 단가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 기존에 자리를 잡은 K-pop 스타들을 제외하고는 일본에 신규로 진출하는 사례도 줄어들었다.

트와이스·젝스키스·블랙핑크 등
대형기획사 앞다퉈 日 진출
NHK·아사히 등 현지 언론 관심
신인그룹 아스트로·SF9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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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 젝스키스·블랙핑크·아스트로.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앞다퉈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한령(한류금지령)으로 사업이 불확실한 중국에 비해 일본은 국내보다 시장 규모도 크고 팬덤의 성향도 꾸준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기획사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7월 일본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걸그룹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다. 이들은 2010년 일본에서 데뷔해 K-pop 한류 붐을 일으켰던 소녀시대와 카라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는 지난해 가요계를 평정한 히트곡 ‘Cheer up’에 이어 ‘TT’ ‘SIGNAL’ 등이 연타석 홈런을 치며 데뷔 2년도 안 돼 걸그룹 정상에 올랐다.

트와이스는 탄탄한 국내 입지를 등에 업고 오는 28일 일본 데뷔 베스트 앨범 ‘#트와이스(#TWICE)’를 발표하고 다음 달 2일 일본 데뷔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트와이스는 모모, 사나, 미나 등 일본인 멤버가 포함돼 일본 팬들의 호감도가 높고 미디어도 우호적이다. 일본 NHK는 아침 프로 ‘오하이오 니폰’을 통해 “지난해 (‘치어업’에서) 사나가 부른 파트인 ‘샤샤샤’가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면서 “트와이스가 한·일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식 데뷔 전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유력 방송사들이 트와이스에 대한 집중 보도를 내놓고 일본 여고생들 사이에서 트와이스의 ‘TT’ 댄스가 유행하는 등 사전 인지도가 많이 쌓인 상태다. 트와이스는 오는 30일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프로그램인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에도 출연한다.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 및 해외 유명 팝스타들을 게스트로 초대하는 뮤직스테이션에서 신인을 초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올 초부터 꾸준히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2011년 일본에 진출한 뒤 한류스타로 자리 잡은 2PM의 공연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단단한 팬덤을 확보한 2PM은 멤버들의 개별 활동도 활발하다. 7월에는 2PM의 준호가 일본 5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한편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는 다음 달 20일 일본 부도칸에서 ‘블랙핑크 프리미엄 데뷔 쇼케이스’를 열고 8월9일 데뷔 음반을 발표한다. YG가 2NE1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걸그룹인 블랙핑크는 데뷔곡 ‘붐바야’ ‘휘파람’ ‘불장난’이 연이어 히트하며 가요계의 ‘괴물 신인’으로 불렸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빅뱅의 동생 그룹 블랙핑크이자 유튜브 총 조회수 6억회 이상의 블랙핑크가 일본에 데뷔한다”면서 관심을 드러냈다.

가요 관계자들은 2010년 소녀시대와 카라가 일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것처럼 일본에서 제2의 걸그룹 K-pop 한류 열풍이 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들은 보이그룹 위주이던 K-pop의 팬덤을 걸그룹까지 확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가요평론가 김윤하씨는 “2010년 일본에서 소녀시대는 각선미 그룹으로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카라는 친숙한 이미지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는데 굳이 분류하자면 2017년 트와이스는 카라형, 블랙핑크는 소녀시대형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K-pop 붐이 일던 7년 전과 달리 반한류 등 침체기가 있었던 만큼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K-pop만의 장점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YG 소속인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도 다음 달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들이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다음 달 19일 일본에서 새 앨범을 발표하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앨범에는 ‘아프지 마요’ ‘슬픈 노래’ ‘세 단어’ 등 최근 국내에서 발표한 신곡을 일본어로 녹음해 담았다.

SM은 7월에 일본 쿄세라돔과 도쿄돔에서 일본 내 탄탄한 팬덤을 지닌 엑소를 비롯해 SM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SM 타운 라이브 월드투어’를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 신인 아이돌 그룹 NCT 127을 일본에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인 아이돌 그룹의 일본 시장 노크도 활발해지고 있다. 아스트로의 경우 특별한 현지 프로모션 없이도 데뷔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2차례 팬미팅 티켓을 매진시킨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일본 도쿄·오사카 등 5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SF9은 지난 7일 일본에서 데뷔 싱글 앨범 ‘팡파레’의 일본어 버전을 발매하고 미니 라이브와 개별 악수회 등을 진행하며 일본에 정식 데뷔했다. 이들은 오늘 8월 오사카와 도쿄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빅스의 리더 엔은 지난 14일 일본 4개 도시에서 생일 팬미팅을 열고 팬덤을 과시했다.

가요계는 6조원 규모의 일본 음악 시장 중 K-pop이 10%에 해당하는 5천억~6천억원에 달하는 큰 시장인 만큼 올여름 고정적인 K-pop 팬들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예고될 것을 전망했다.

이새론 객원기자 sharonlee1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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