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평생학습 인문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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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6   |  발행일 2017-06-16 제21면   |  수정 2017-06-16
[기고] 일본 평생학습 인문도시
신경용 금화늘푸른 복지재단 이사장

최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등은 우리 삶 가까운 곳에서 피부로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이 있는 반면, 인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위기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삶의 의미와 휴머니티를 요구하고 있다. 즉,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해답을 찾기 위해 필자는 세계 최초 평생학습도시로 선언한 일본 시즈오카현 가케가와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가케가와시를 현장 학습한 경험과 올해 대구한의대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췌한 내용을 토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케가와시 청사 앞에 도착하면 눈에 띄는 동상을 볼 수 있다. 이 동상은 현재 생존하고 있는 신무라 준이치 전 가케가와 시장의 동상이다. 신무라 준이치 전 시장은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나가는 것을 막지 않으면 지방의 발전은 더 이상 이룰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해 자신의 평생학습 이론을 정립했다. 그는 ‘지역과 부모를 존경하는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평생학습 인문도시 만들기의 기본적인 토대를 실천한 사람이다.

평생학습 탄생의 시대적 배경은 전후복구를 시작한 지 10년이 경과한 1955년쯤이다. 이때 일본 경제는 발전기를 맞이하고 대도시 권역과 중소 권역에 양극분화가 시작됐다. 이후 20년간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과소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다양한 도시·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신무라 준이치 전 시장은 지향해야 할 사회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어느 지역에 살고, 어떤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동등하게 사회적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지역·관민·산업 격차 등을 없앨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를 원했다. 그는 소외 지역 마을 만들기, 인재 만들기 등을 힘써 실천했다고 한다. 또 학교만이 교육의 장이 아니라 학교를 졸업하고도 배울 수 있고 배워야 한다면,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문도시 만들기 성공사례에서 보듯 리더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화를 일으키는 시도는 끊임없이 많았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실질적 과정을 확립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변화를 꾀하고 실천할 수 있는 평생학습 기회를 갖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배운 것을 인재 만들기에 활용해야 한다.

이와 같이, 신무라 준이치 전 시장이 28년간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서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평생학습 인문도시 만들기 운동을 실천한 덕분이다. 인간에 대해 접근하고 이해하며 가치와 정신적 질을 높이는 방면으로 시민의 마음을 움직여 함께 참여하고 공부하면서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이 덕분에 산업화 문제, 도시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에서 도시와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없이 인문도시 확산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문이란 문학, 역사, 철학을 넘어 문화와 예술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인문도시에 대한 성찰은 도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도시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신경용 금화늘푸른 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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