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원의 속 편한 이야기] 농양과 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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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6 07:53  |  수정 2017-06-06 07:53  |  발행일 2017-06-06 제16면
[구병원의 속 편한 이야기] 농양과 치루
<서우석 진료부원장>

최근 식생활 등 여러 환경이 서구화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과거 국내에서 드물었던 농양과 치루, 크론성치루 등 항문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질환은 주변 사람에게 말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항문농양은 항문이나 직장 주위의 감염된 고름주머니를 말한다. 항문 바로 안쪽의 항문선이 박테리아나 이물에 감염되어 생긴다. 치루는 대부분 이전에 형성된 항문농양의 결과로, 내외괄약근간에서 항문선의 감염에 기인하며 이로 인해 작은 터널이 생긴 것을 치루라고 한다.

치루는 3대 항문질환의 하나로 남성에게서는 치핵 다음으로 많고 여성에게서는 치핵·치열 다음으로 많다. 항문주위농양은 갑자기 고열·통증이 심해져 몸을 가눌 수 없을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내원한 그 자리에서 절개 후 농을 제거하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대부분 쉬운 편이고 우선 절개배농이 항문주위농양 치료의 기본이므로 국소마취 하에서 가능한지, 요추마취 등이 필요한지 등을 대장항문전문의가 진단한다.

치루는 외래에서 진찰되고 수술할 때 최종 진단된다. 외래에서는 항문에 관계되는 병변임을 확인하는 데서 시작하고 다음으로 어떤 타입의 치루인지 진단한다. 필요에 따라 항문초음파, CT, MRI 등의 검사를 한다.

두 질병의 증상은 지속적인 통증이다. 때로 부종이 동반되고 항문 주위의 피부 자극과 배농, 불쾌감 등이다. 치루는 수술 치료가 우선이다. 치루 수술은 단순하지만, 괄약근 손상이나 변실금 등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아 대장항문전문의가 시행해야 한다. 치루 수술은 주로 항문괄약근의 일부를 절개해서 터널을 열고, 항문 안쪽과 바깥쪽 구멍을 연결해서 절개한 터널을 안쪽에서 바깥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고랑을 만든다.

상당수 환자는 치료 후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고 재발이 많다. 특히 크론성치루는 환자를 오랫동안 괴롭히는 대표적인 항문 질환이다. 환자의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수술도 여러 번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반적인 약제(염증조절제, 면역억제제)의 투여나 수술만으로는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크론성치루를 치료하려면 적절한 시점에 수술을 하고 이후 생물학적 치료제를 투약해야만 좋은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예방은 변의 양을 많게 하는 채소 등 식이섬유 위주의 식사를 하고, 변을 규칙적으로 보는 것이다. 변을 무리하게 보거나 불규칙하게 볼 경우 항문질환이 많이 유발된다. 과음과 과로는 수면을 방해해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항문에 악영향을 준다. 매운 것 자체가 통증을 유발하므로 매운 음식으로 인한 통증은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변이 불규칙해지면 항문에 악영향을 미친다. 의사만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며 피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서우석 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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