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간 세포암 원인과 치료

  • 임호
  • |
  • 입력 2017-03-21 07:44  |  수정 2017-03-21 07:44  |  발행일 2017-03-21 제20면
간암, B형 간염이 주범…만성환자 6개월 간격으로 검사
20170321
20170321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형 교수

성장 속도 빠르고 특이 증상 없어 조기 발견 중요
간경변 심하면 치료 힘들어 정기적인 검사해야
간이식, 간세포암 크기 작고 전이 안됐다면 효과


간에 생기는 암을 통틀어 간암이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그중에서도 간세포에서 생기는 간세포암을 일반적으로 간암이라 하며 이는 전체 간암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그 외 담관세포암과 타 장기에서 발생한 암종이 간으로 전이돼 생기는 전이성 간암이 있다.

간세포암은 치료가 힘들고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에 혈관 침범을 일으키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특이 증상이나 증후없이 진행하므로 간세포암에 의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간세포암 환자의 약 80%에서는 기존의 간경변증에서 간세포암이 생기기 때문에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에는 조기 간세포암이라 하더라도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가지 치료 기술들이 발달해 조기에 간세포암을 진단하면 완치도 가능하게 되므로 생존 기간도 확실하게 연장시킬 수 있게 됐다.

간세포암의 원인으로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전체의 60~70%, C형 간염바이러스 및 알코올이 10~15% 정도를 차지한다. 또 대사성 유전질환, 간독성 물질 및 호르몬 요인이 드물게 관련이 있다.

정상 간에 B·C형 간염바이러스 및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하면 간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 염증이 지속적으로 간세포를 파괴시켜 간경변증을 유발해 결국 간세포암을 발생시키게 된다. 간세포암 환자의 80% 이상에서 간경변증이 동반된다. 국내에서는 B형 간염의 감염이 높아 출산때 모체로부터 감염된 후 만성보균자 또는 만성 B형간염 상태로 수십 년간 지속되면서 간경변증을 일으키고 50대에 간세포암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간세포암은 특이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은 심하지 않으나 종양이 커지면서 주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횡격막을 침범할 때는 통증이 심하기도 하다.

간세포암이 악화된 경우 복부에 간세포암에 의한 종괴가 촉지되거나 체중 감소 등을 볼 수 있다. 간세포암 환자의 대부분에서 간경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간세포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도 기존에 가진 간경변증에 의한 증상 외에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매우 많으므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간세포암은 역동성 CT 또는 MRI 촬영에서 간세포암에 합당한 소견을 보이면 진단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혈청 알파태아단백(AFP)의 수치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간세포암을 진단하기 위해 간조직 검사는 시행하지 않는 추세이나 CT와 MRI에서 전형적인 간세포암의 소견을 보이지 않는 종양이 있는 간경변증 또는 만성간염환자의 경우에는 간조직 검사를 주의해서 시행할 수 있다.

간세포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검사 방법은 만성간염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한다.

간세포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적 치료 중 간 절제는 전신 상태가 양호하고 간 기능이 유지되며, 복수·황달·식도정맥류가 없고 종괴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어야 한다. 또 우엽 또는 좌엽 한 쪽에만 존재하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간 이식은 간경변증이 심하고 간세포암의 크기와 개수가 적으면서 간세포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 시행할 수 있다.

간 이식은 간경변증 그리고 간세포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으므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종양을 완전히 괴사시켜 제거할 목적으로 고주파 열치료나 고농도 에탄올주입법을 시행할 수 있다. 초음파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고 초음파 유도 하에 치료 전극침을 종양 내로 위치시키고 고주파를 발산하거나 주사침을 넣어 고농도 알코올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5㎝ 이하의 종양이고 개수가 3~4개 이내이면 시도해 볼 수 있다.

간세포암은 95% 이상의 혈액을 간동맥을 통해서 공급받는다.

간동맥을 통해 간세포암과 연결된 종양혈관을 찾아서 리피오돌이라는 간세포암에만 특이적으로 달라붙는 물질과 항암제를 혼합해 주입하고 간세포암으로 가는 혈관을 젤폼이라는 물질로 차단하는 치료 방법을 간동맥화학색전술이라고 한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간 절제 및 경피적 제거술이 불가능한 간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간동맥화학색전술로 치료할 수 없는 간세포암은 항암 치료 및 방사선 치료도 고려한다. 최근에는 간세포암의 혈관 생성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간세포암은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간염바이러스, 술 등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피해야 한다. 또 만성간질환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성간질환 환자는 간세포암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시행해서 간세포암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