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뷰] 착한 대구경제를 꿈꾼다

  • 입력 2013-04-13 07:24  |  수정 2013-04-13 07:24  |  발행일 2013-04-13 제13면
성장과 복지 선순환 지향
진정한 복지는 일자리 창출
새로운 고용 대안정책
사회적 기업 발굴 지속 노력
[이코노믹 뷰] 착한 대구경제를 꿈꾼다


우리는 그저 착한 것만으로도 감동하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착하다’는 말이 기본적인 삶의 덕목으로 당연시되기보다는 그러다간 손해 보기 십상이라며 오히려 배척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착한 가게, 착한 식당, 착한 남자 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기희생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소 낯설게 들리지만 ‘착한 경제’라는 말이 있다. 각 개인의 이기심에 기초한 사회 전체적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경제 원칙상 ‘착함’과 ‘경제’라는 단어의 결합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으며, 따라서 이 또한 거부되기 쉽다.

착한 경제의 예로흔히 ‘사회적 경제’가 거론된다. 그 정의는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자발적이고 민주적이며, 전체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을 지향하는 경제라는 점을 포함한다. 사회적 경제라고 할 때 구체적인 형태로 연상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곧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대구시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새로운 고용 대안정책이라는 점에서 인건비 및 경영컨설팅 비용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비 사회적 기업’ 발굴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비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기업 인증요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나 장차 요건을 보완하여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을 지향하는 기업을 말한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대구에는 35개의 사회적 기업과 67개의 예비 사회적 기업이 있다. 대구시는 올해 예비 사회적 기업 발굴 목표를 60개로 잡았는데 3월말까지 19개를 발굴하였으며 추가로 41개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한다.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필자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경제 전체에 탐욕이 아니라 착한 기운의 에너지가 살아 넘치는 보다 큰 의미에서의 착한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해법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궁극적으로 착한 경제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지향하며, 진정한 복지는 좋은 일자리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고용노동부의 2012년 일자리대책 추진실적 평가에서 대구시가 고용지표 개선율 전국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대구의 고용률은 58.2%로 전년대비 1.4%포인트 상승해 전국 시·도 중 최대 상승폭 보였고 실업률은 3.3%로 전년대비 0.4% 감소해 전국 시·도 중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도시 근대화 갈등의 교착지인 안심 지역에서의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위한 ‘사회적 기업 빌리지 조성’사업도 최우수상 수상에 한 몫을 했다고 한다.

올해에도 대구시는 정규직 일자리 창출 1만5천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일자리 6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등 고용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일 수 있는 다방면의 일자리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해마다 이맘 때면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우리 가곡, ‘4월의 노래’는 4월을 빛나는 꿈의 계절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2013년 4월, 빛나는 꿈의 계절을 맞아 필자는 ‘착한 대구경제’를 꿈꾼다.

그 꿈은 단지 대구 1인당 GRDP의 꼴찌 탈출에 관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이 존중되는 분위기 속에서 좋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도 어깨를 펴고 사는 가운데, 지역의 온 시민과 기업이 경제의 선진화와 민주화를 향유하는, 말 그대로 ‘컬러풀(colorful) 대구경제’의 실현에 대한 간절한 기도가 담긴 꿈이다.
이영복 <대구시 경제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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