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괴로운 통증…절대 참지 마세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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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31 07:52  |  수정 2012-07-31 07:52  |  발행일 2012-07-31 제19면
■ 암환자 통증 치료 어떻게
종양제거가 최선방법
병진행땐 약물치료로
신경차단술도 효과적
민간요법 맹신은 금물
암보다 괴로운 통증…절대 참지 마세요
우리나라 암환자 중에선 진통제에 대한 거부감으로 투약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은 생애 고통을 줄이기 위해선 통증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위암 말기인 50대 남성 A씨. 암세포가 이미 여러 장기로 퍼져, 밤이면 극심한 고통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의료진이 진통제를 처방해줬지만 부작용 걱정 때문에 진통제 투여없이 고통을 참아왔다.

하지만 병원에서 자신과 같은 말기암 환자가 진통제 치료 이후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목격한 뒤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며 통증관리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A씨는 힘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남은 생애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

암환자 중에는 진통제를 통한 통증치료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 연간 6만명 넘는 암환자가 2~3개월 동안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잔여 수명이 제한적인 말기암 환자의 통증완화와 편안한 임종을 위해서는 통증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원인의 통증

암치료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적절히 치료되지 않아 암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특히 일부는 극심한 암성 통증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암성 통증이란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모두 포함하는 말로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암 자체에 의해 발생된다. 다른 원인으로는 암 치료로 인한 일련의 부작용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 쇠약에 따른 무력감, 면역력 약화로 인한 세균성 혹은 바이러스성 감염의 부작용으로 신경 통증이 발생될 수 있다.

혹은 암과 관계없이 환자가 갖고 있던 기존 질병과 복합되어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암성 통증은 통증이 가해져 나타나는 ‘침해수용성 통증’과 신경 기능 변화로 인해 생기는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나뉜다.

침해수용성 통증이란 통증을 감지하는 말초 통각수용체에 기계, 화학, 온도 등의 유해 자극이 가해져서, 정상적인 통증 전달경로가 활성화되어 나타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계통의 손상 등 1차적인 병변이나 신경기능 변화에 의해 생긴다.

침해수용성 통증은 다시 체성통과 내장통으로 구분한다. 체성통증은 피부, 근육, 뼈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으며 부위가 국한되어 있어 정확하게 가리킬 수 있다.

그러나 내장통은 간이나 복부 내장 장기의 통증으로 통증 부위가 모호하고, 지속적으로 조이거나 욱신거리는 양상을 보이고 구역, 구토, 발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혹은 저린 양상이고, 그 부위에 아픈 감각이 떨어지기도 하며 통각 과민이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을 느끼거나 혹은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큰 통증이 생기는 이질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암성 통증은 암 환자 삶의 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며 제5의 활력징후라고 하여 암 환자의 활력 징후(혈압, 맥박, 체온, 호흡)와 더불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성 통증은 질환의 종류, 진행 정도, 환자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통증 정도가 다르다. 통증은 암이 생기는 신체 부분 혹은 이와 상관없는 부위에도 발생되므로, 암 환자의 통증은 암으로 인한 통증인지 또 다른 질환이 발생된 것인지 구별되어야 한다.

◆치료법으로 통증완화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원인이 되는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병이 진행된 경우 약물치료나 신경차단술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암성 통증 환자의 진통제 사용의 기본 원칙은 경구 혹은 경피(피부에 붙이는 방법)로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지속적인 통증 평가를 하는 것이다. 암성 통증의 경우 신체적인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이 같이 사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환자 및 보호자의 경우 진통제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가 동반되어 진통제의 투약이 불충분할 경우가 많다. 진통제의 투여는 암의 진행과는 관계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진통제의 투약이 적어 통증 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 저하로 인하여 치료에 방해가 될 수가 있으므로 충분한 진통제의 투여로 통증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한 치료다.

그 외에 신경 차단술이 있다. 약물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없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약물 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신경을 차단한다. 해당 부위의 종양을 직접 치료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사선 치료 요법도 있다.

이외 통증의 인지적·정신적·사회적 요인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물리적·심리사회적 치료도 실시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진통제 사용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진의 치료에 대한 부적절함도 있으나 환자 및 보호자의 진통제 사용에 대한 오해가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위하여 암성 통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절실하며, 또한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의를 통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김진영 <계명대 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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